2012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치킨 런>을 읽으려고 하다가 말았다. 알바 끝내고 와서 읽어야겠다.
소설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한다. 소설을 쓰고 싶어하면서 정작 소설문장을 쓰지 못하는 나의 한계를 극복하고 싶어서이기도 하고, 너무 오래 소설에서 떨어져서 살아서 어색해진 소설에게 다시 다가가는 그런 시기이기도 하다.
책을 읽지 않으면 소설을 쓰기 어렵다는 말에 공감한다. 한때는 경험이 없으면 소설을 쓰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경험만으로 쓸 수 있는 게 소설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가볍게 소설을 읽어서인지 생각이 많이 되지 않고 내가 써야 할 이야기가 머릿속에 그려지지 않는 요즘이다. 이번 달까지는 습작은 포기하고 독서만 할 생각이다.
소설 강의를 들으며 많은 것들을 배우고 있다. 겨우 한 학기 들었지만, 참 많이 배웠다. 소설 강의는 앞으로도 계속 들을 생각이다. 남은 인생은 공부하고 소설쓰고 강의 들으며 그렇게 살아보려고 한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들을 다 경험하고 누리며 살아온 것 같고, 살고 있는 것 같다. 남들과 다른 것을 바랐고, 남들이 이해하지 못할 그런 것들을 추구하며 살아왔지만, 결국 내 인생은 내 만족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고, 그런 면에서 내 인생은 나름 괜찮았다 싶다. 그런 나를 오직 아버지만 이해해주신다.
연세가 많으시고 지병도 많으셔도 아버지는 아직 건강하시다. 아버지가 고혈압약과 당뇨약을 끊으셨다. 혈압이 정상이 되었고, 당뇨수치도 약을 먹지 않았어도 정상이 되었기 때문에, 약을 먹는 게 더 해로울 수 있어서 병원 의사의 처방 하에 약을 끊었다. 그래도 남아있는 질병들이 있고, 그것들은 치료가 어려워서 아버지가 감수해야 할 질병들이다.
한참 고향으로 내려가자고 하시던 아버지가 이젠 서울에서 살겠다고 하신다. 내 불필요한 모든 것들을 다 정리하고 요즘은 나도 가볍게 산다. 건강이 따라주지 않으니 지출도 많이 줄였다. 불필요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요즘은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읽고, 소설을 읽고, 공부를 하며 산다.
우리 나이에 무슨 공부를 하느냐고 하는 친구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좋아보인다고 열심히 해보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나이가 지금 뿐인 것 같다.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는 마지막 나이 역시 지금 뿐인 것 같다. 하는 자체로 재밌어서 나는 요즘 내 삶을 즐기고 있다.
다음 생이 있을까? 하고 아버지께 물었다. 아버지는 있다고 하셨다. 그래서 왜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다시 물었다. 아버지는, 없다고 생각하면 허무하니까. 라고 하셨다.
다음 생이라는 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어지는 생이라는 건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생명이라는 게 잉태되고 자라나는 건 자연의 법칙이 아니던가. '나'라는 생명체는 다시 태어날 지 알 수 없지만, '생명'은 태어나고 소멸되는 게 반복된다. 그 생명 어딘가에 과거의 내가 있을 수 있고, 현재의 내가 있을 수 있고, 미래의 내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라는 생명체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조금 더 자연스러워질 수 있을 것 같다.
활기찬 아침을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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