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다녀와서 아버지와 수다를 떨고 놀다가 방으로 올라왔다. 오늘은 일요일이니까 여유있는 오후시간을 보내야겠다. 그냥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참 오랜만에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것 같다. 뭐가 그렇게 바빴을까 싶다. 백수가 된 지도 꽤 됐는데 그동안 뭐하느라 바빴을까.
삶은 감자가 먹고 싶어서 마트에서 작은 감자 몇 알을 사 왔다. 금방 싹이 나고 썩으니까 조금만 샀다. 아버지와 간식으로 감자나 쪄 먹어야겠다.
2011년 등단작들을 인쇄했다. 오늘은 내일 들을 강의 텍스트만 읽어야겠다. 이번달 말까지 등단작들을 한번씩 가볍게 다 읽어 보려고 한다. 다음 달부터는 등단작들을 다시 한 번씩 읽으며 습작을 해보려고 한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은데 어느새 다 잊어버렸다. 나만 특별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누구에게나 다 그런 이야기 하나쯤은 있다는 걸 깨닫고 나서 나의 이야기를 마음 속에서 놓아버렸다. 인생을 흘려보내며 살았던 나의 시간들. 그래도 늘 그 시간들 속에서 시간에 충실하며 살았던 것 같다.
몸이 약해진 것 같다고, 건강하게 살라고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그래서 웃으며 말했다. 6년이면 잘 버틴거야, 라고. 아직은 좀 더 버틸 수 있어, 라고.
아버지와 친구처럼 모든 이야기들을 다 하며 지낸다. 아버지는 기꺼이 내 인생의 친구가 되어 주시고, 나에게 조언을 해주곤 하신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오후. 잡생각이 많이 나는 오후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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