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도일은 40층 창문을 닫았다. 나오미에게 전화를 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장리원은 도일에게 전화해서 베인 손가락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다. 장리원은 보건국 직원이었다. 고글을 끼고 도일이 직접 만들었던 멀티유저게임에 로그인을 했다. 게임 속에는 자연과 깨끗한 공기가 있었다. 아이의 뜀박질 소리가 들렸다. 도일은 그 소리가 거슬렸다. 나오미의 집에 가보기 위해 외출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갔다. 전철역 표지판이 보일 무렵 ‘모두의 안녕’이라고 쓰인 보건국 차가 그에게 다가왔다. 27구에 가고 있다는 도일의 말에, 그곳 거주자가 아니면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도일이 속한 단지의 관할 보건소 직원인 장리원이 도일에게 전화해서 당장 집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면역력이 약해서 감염된다고 하며. 장리원은 또 허락 없이 나가게 되면 따로 관리될 거라고 경고했다. 도일은 장리원에게 나오미의 행방을 알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윗집에서 다시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도일은 비상계단으로 위층으로 올라갔다. 여자가 문을 열고 나왔고 아이가 밖에 나가지 못해서 집 안에서 뛰게 했다고 말했다. 도일은 아이에게 뛰어도 괜찮다고 말했다. 장리원은 인터넷 네트워크가 갑자기 다운됐다고 전화를 했다. 나오미가 살고 있는 27구에서 환자들이 나와서 지금 그곳은 봉쇄되었다고 했다.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라고 하며. 도일은 게임 속의 일하는 더미들에게 다가가서 더미들 틈에 쭈그리고 앉았다. 도일은 석양을 무한으로 반복시켜서 더미들이 한없이 석양을 바라볼 수 있게 했다. 도일은 창밖을 보았으나 자신의 공간이 허공 속에 붕 뜬 것만 같았다. 어디선가 나 여기 있다, 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라는 내용이다. 바이러스 시국의 생생한 소설을 재밌게 읽었다. 묘사와 서술이 너무도 잘 되어 있어서 머릿속에서 도일과 함께 게임을 하는 기분이었고, 내가 격리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모두의 안녕을 위해 개인은 자유가 보장되기 힘들었던 바이러스 시국의 이야기인 것 같다. 감염되지 않기 위해, 혹은 감염을 전염시키지 않기 위해 집안에 격리되었던 시절의 이야기를 읽으며, 다시 코로나 시국으로 돌아간 것만 같았다. 시간을 죽이기에 게임만한 것은 없었을 것 같다. 게다가 도일 자신이 만든 게임이라면 그 애정은 더 각별했을 것이다. 게임 속에서는 바이러스도 없고, 격리도 없고, 석양을 무한하게 바라볼 수 있고, 깨끗한 공기도 마실 수 있다는 점에서 현실도피 수단으로서 소설에서 잘 설정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