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그녀는 루에게 같이 살자고 했다. 이따금씩 집안일을 해주러 와서 엄마가 머무르던 방에서 루가 살게 되었다. 이 집을 계약할 때 보증금이 절반 가까이 부족해서 부모님의 도움을 받았다. 엄마는 집안일을 도와주겠다고 하며 집에 왔고, 텔레비전을 보며 그녀를 기다리곤 했다. 하지만 그녀는 티비를 싫어했다. 아버지는 그녀더러 괴팍한 성격이라고 했고, 그럴 때마다 엄마는 나의 편을 들어주곤 했다. 그러던 엄마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았던 그녀는 대기업 최종합격 통지서를 받자마자 독립했다. 부모님은 그런 그녀의 독립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갑자기 케익을 사 들고 집에 방문했다. 루와 그녀와 셋이서 함께 케익과 차를 먹으며 아버지는 영어로 루에게 이것저것 꼬치꼬치 물었다. 그러더니, 아버지는 오래전에 아내와 함께 터키에 간 적이 있었다고 했다. 그녀는 아버지에게 거짓말하지 말라고 했고, 아버지는 그녀가 엄마에 대해 아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고 했다. 루는 아버지를 배웅했고, 그녀는 자신의 몫으로 남겨진 케이크를 먹으며 아버지가 들려줬던 이야기를 천천히 상상해 보았다. 이제 아버지와 그녀 사이를 녹여주는 엄마는 없지만 그것이 엄마의 온기까지 잊었다는 의미는 아니었기 때문에 그녀는 비로소 아버지가 자신을 찾아온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라는 내용이다. 주인공이 나였다가 그녀였다가 지징하는 명칭이 바뀌어서 조금 혼란스러웠다. 주인공 그녀는 엄마가 쓰던 방의 허전함을 채우려는 듯 루에게 함께 살자고 한다. 아버지는 아내의 빈 자리를 채우려는 듯 아내의 생일날 딸의 집을 방문한다. 아버지와 나 사이의 갈등을 늘 중재해 주던 엄마가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고 처음으로 엄마가 없이 아버지와 단둘이 마주하는 주인공 그녀의 심정이 소설을 읽으며 너무도 잘 느껴졌다. 터키에 갔든 가지 않았든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마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열기구 이야기였을 것이다. 아내가 열기구를 타고 멀리 떠나가 버릴까봐, 다시 돌아오지 않을까봐 걱정스러웠다는 아버지의 마음은 곧 세상을 떠난 아내에 대한 깊은 그리움이 아니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