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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커피를 마시며2025-03-17 1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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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방으로 내려가려고 하다가 커피를 타서 마시고 있다.

고치고 있었던 내 소설은 이제 그만 고쳐야 할 것 같다.

당분간은 그냥 두어야 할 것 같다.


새 소설은 초고를 쓰고 있다.

초고를 쓰는 데 어쩌면 많은 시간이 걸릴 지도 모르겠다.

다음 학기 때까지는 소설을 완성할 생각이다.


소설을 가볍게 생각하기로 했다.

가볍게 쓰고, 가볍게 읽고, 가볍게 생각해 보기로 했다.

너무 무겁게만 생각하는 것 같아서. 그래서 오히려 잘 써지지 않는 것 같아서.


인간과 인생의 이야기, 소설.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소설이라는 장르가 나는 좋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은 요즘이지만, 또 언젠가 다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 부대끼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지금의 이 시간이 나에게는 소중하다.


대학 때 이후로 요즘처럼 편하게 책을 읽어본 적이 없다.

결혼해서는 늘 여러가지의 자잘하고 복잡한 문제들에 시달리며 두통을 앓았고, 그래서 책을 많이 읽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이혼 후에도 집안의 맏딸로 살아가느라 소설을 읽을 여유는 없었다.

다시 찾아온 내 삶의 여유 시간이 나는 반갑기만 하다.


몸 컨디션은 완전히 회복된 것 같다.

호중구 수치가 많이 낮았는데, 그것도 이젠 회복되었고, 앞으로도 계속 관리를 할 거라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항암약 복용은 어쩌면 거의 평생 해야 할 지도 모르고, 그것에 익숙해지기로 했다.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는 것도, 그래서 풀타임 직장을 구하지 못하는 것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요즘은 암에 걸렸다고 해서 죽는 세상이 아니라, 돈이 없어서 죽는 세상이라는 게 조금 씁쓸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어쩌면 늘 그래왔는지도 모른다.

요즘은 항암약도 의료보험 되는 것들이 많고, 그래서 자비부담이 많지 않다.

예전처럼 암에 걸렸다고 해서 인생이 끝장나는 그런 시기는 아니라는 게 다행인지도 모르겠다.


홀가분하게 살아가려고 노력한다.

연연해 하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훌훌 털듯이 그렇게 홀가분하게 내 인생을 즐기며 살아가고 싶다.

집에 유난히 집착했던 나에게서 동생은 집을 빼앗아 버리고 내 곁을 떠났다.

가장 큰 집착을 동생이 버리게 만든 셈이다.

그 이후 뭔가에 집착하는 버릇이 조금 사라졌다.

모든 건 순간 얻을 수도 있고, 순간에 잃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일까.


커피를 다 마셨다.

이젠 아버지의 방으로 내려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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