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새벽을 좋아했던 적이 있었다. 어스름하게 동이 터 오고,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시작하는 시간, 새벽. 새벽은 흔히 문학에서 상징으로 많이 사용된다.
새벽에 등교를 하던 고등학교 때가 생각난다. 새벽같이 일어나 학교를 가고, 보충수업을 받고, 수업을 받고, 야간자율학습까지 했던 그 시절. 밤 10시 반에 자율학습이 끝나고 지친 몸으로 털레털레 집에 가곤 했던 그 시절.
우리 세대는 참 경쟁이 심한 시대에서 살았다. 대학에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대학에 간다는 것은 사실 쉽지 않았다.
나는 암기력이 딸리고 이해력이 좋은 편이다. 그래서 외우는 것을 잘 못한다. 그래서 학교 성적이 좋지 않은 편이었다. 국, 영, 수 과목만 성적이 좋았다.
요즘은 오전 알바하는 것도 힘들다. 감정기복이 심한 요즘, 기계적으로 일을 하는데도 다행히 손님들이 이해해주신다. 일부러 먼 곳에서 와 주시는 분들도 있어서 감사하다.
고등학교 때였나... 기형도 시인의 시를 그렇게 좋아했다. 그때 아이들도 다들 기형도 시인의 시를 좋아했다. 독특한 울림이 아마 사춘기 아이들의 감성에 맞았겠지. 나는 시를 쓰는 건 안 좋아했지만, 시를 읽는 것은 좋아했다.
아버지는 요즘 또 감정이 격해지셨다. 어제는 깜깜한 어둠 속에서 주무시는 척하며 혼자 우시는 모습을 보았다.
아빠 딸이라서 행복하다고 말씀드렸다. 아빠 딸로 태어나서 참 좋았다고.
새벽이라 그런지 감성이 글루미(gloomy)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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