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창문을 통해 푸른하늘을 보았다. 가을 느낌이 나는 푸른하늘이었다. 이제 조금씩 가을이 다가오고 있나보다. 나는 가을이 좋다.
단편소설 한 편을 고치고 있다. 과거회상이 가득한 단편소설을 어설프게나마 현재형으로 바꾸고 있는데, 시제는 과거시제이다. 회상이 없는 과거시제의 소설 한 편을 쓰고 있다.
요즘 신파드라마 같은 이야기만 머릿속에서 떠돈다. 다음 소설은 정말 신파소설이 될 것 같다. 그래도 한번 써봐야겠다. 완성하는데 의의를 두고.
작년 11월 중순에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부터 시간의 자유를 얻었다. 여유롭고 편안하게 살고 있다. 사람들은 돈을 안 버니 힘들지 않느냐고 하는데, 덜 쓰고 살면 된다. 마음의 여유가 이렇게 중요한지, 이렇게 소중한 건지 사실 몰랐다. 요즘 그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빡빡한 다람쥐 쳇바퀴의 일상에서 벗어나 느긋하게 살고 있는 요즘, 편하게 숨쉬고 편하게 지낸다.
아버지는 소변줄을 꽂고 온 이후 우울하고 기분이 안 좋으시다. 나에게는 짜증을 안 내시지만, 안색이 좋지 않다. 아버지가 나름 열심히 드시려고 노력하지만 객관적인 식사량은 매우 적다. 이젠 드라이브도 힘들고, 술도 못 드시니 사시는 게 힘드실 것이다.
가을이 되면 창문을 통해 가을하늘을 실컷 봐야겠다. 하루종일 가을하늘을 보며 맛있는 차를 한 잔 마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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