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을 견디는 방법으로 아버지는 하루종일 텔레비전을 보시거나 주무신다. 그리고 간간이 담배를 피우신다. 앞으로 통증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고, 언젠가는 약에 의지하게 될 것이다. 그걸 지켜보는 게 때론 힘들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통증을 견디는 고유의 방법이 있다. 통증이라는 게 꼭 육체적인 고통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현실의 고통, 삶이 주는 무게에서 오는 고통일 수도 있다. 자기만의 통증을 이겨내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지 않는 한, 세상을 살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에게는 그게 독서와 소설이었던 것 같다. 이십대 때에는 어쩌면 비현실적으로 소설을 사랑했는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내 삶을 돌아보는 수단으로 소설을 택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아버지의 통증은 조금씩 심해지는 것 같다. 뼈가 쑤시다고 하시더니, 내가 걱정할까봐 다시 안 아프다고 하신다.
아버지가 좋아하시는 우족곰탕을 끓이려고 우족과 잡뼈를 준비해 두었다. 오늘 강의를 듣고 나서 핏물을 빼서 끓여야겠다.
통증 없는 삶은 없다. 통증이 없는 질병도 없다. 통증을 견디는 방법을 좀 더 개발해 봐야겠다. 삶의 통증은 진통제 한 알을 먹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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