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미용실에 다녀왔다. 머리도 감고, 머리도 잘랐다.
이젠 자주 와서 머리를 감아야 할 것 같아요. 라고 내가 원장님께 말하자, 원장님이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신다. 왜 더 안 좋아지신거예요? 라고 물으시며.
그냥 웃으며 고개만 끄덕였다. 이젠 아버지 혼자 걷지 못하신다. 의자에서 의자로, 혹은 침대에서 휠체어로 혼자 이동하셨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혼자 못 움직이신다. 내가 반쯤 안아서 옮긴다. 뼈 밖에 남지 않은 앙상한 우리 아버지를 보면 마음이 안 좋다.
아버지는 점점 상태가 나빠진다. 이젠 내 도움이 필요한 시기가 되었다. 아버지의 무수한 호출로 인해 밤에 잠을 자기가 어려워서 요즘에는 아침잠이 늘었다.
오랜만에 아버지와 산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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