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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어설픈 초고를 완성했다.2025-11-16 16:29
작성자 Level 10

올해 여섯번 째 소설,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을 방금 어설프게나마 초고를 완성했다.

중후반 부분은 요약본 식으로 가볍게 흘려 썼다.

당연히 내일부터 다시 꼼꼼하게 읽으면서 수정을 해야 한다.

A4 7장 분량으로 초고를 완성했는데, 중후반 부분을 밀도있게 다시 쓰면 아마 10장 정도의 분량이 채워지지 않을까 싶다.

내년 초까지 쓰게 될 줄 알았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보낸 한 해였다.

놀기도 열심히 놀았고, 독서도 열심히 했고, 소설은 아주 열심히 쓰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조금 썼다.

강의도 열심히 들었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려고 노력한 한 해였다.

아버지 간병도 열심히 했다.


내년에는 8편 이상 소설을 쓸 생각이다.

가능할 지는 잘 모르겠다.

뭘 써야 할 지도 생각해두지 않았으니 어쩌면 8편이라는 숫자가 채워지지 않을 지도 모르겠다.


한 해동안 회사를 다니지 않고 쉬면서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소설을 썼더니, 마음 한쪽을 늘 짓누르던 삶의 무게가 한결 가벼워졌다.

팔자 편하다는 말도 종종 듣고, 반대로 열심히 해 보라는 말도 종종 들으며, 때때로 타인들의 눈빛과 모든 말들을 싸그리 무시하며 살았던 일 년이었다.

언제까지 놀 거야? 일 안할 거야?

라는 말을 무수히 들었던 일 년.

나 환자라서 더 쉬어야 해.

라는 말로 꿋꿋하게 버텼던 일 년이었다.


아버지는 이제 일하지 말라고 하신다.

아버지가 이젠 나를 필요로 한다고, 옆에 있어 달라고 하신다.

사실 혼자 일어나고 눕는 것도 많이 불편하신 상태라 내가 일을 한다는 게 불가능에 가깝다.

내 건강과 아버지의 간병만 신경쓰기로 했다.


이젠 조금 가볍게 인생을 살아보고 싶다.

그동안 너무 무겁게 살아온 것 같다.

자본주의 사회의 생리를 깨닫고 나서, 나는 챗바퀴 같은 삶에서 탈출하고 싶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누구나 그럴 것이고, 누구나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챗바퀴를 벗어날 수 없어 일상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거지.


마음이 참 편한 요즘이다.

가끔은 아버지 때문에 속상하지만, 대체로 마음이 편하다.

아마 진작 내 안의 욕심을 많이 놓아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결국 자기 안의 욕심과 사투를 벌이며 살아간다.

그 욕심을 놓아야 편해진다.


어설픈 이 초고를 완성하고 나니 정말 뿌듯하다.

사실 초고를 다 쓰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을까, 내년까지 쓰지 않을까 내심 걱정했는데 이번 달이 가기 전에 대충이나마 쓰다니, 나로서는 정말 만족스럽다.


강의시간에 내 소설을 제출해야 할 날들이 다가오고 있다.

이미 써두었지만 한번 더 읽어봐야 할텐데 날마다 내일하자, 내일하자, 하고 미루는 중이다.

제출할 소설은 올해 네 번째 쓴 소설이다.

네 번째 소설을 쓰고 나서 두 달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그래도 소설이 아주 약간이나마 나아진 것 같다.

계속 열심히 써야겠다고 다짐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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