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헨델의 울게 하소서, 를 듣고 있다. 한때 정말 좋아했던 음악이다. 음악을 듣지 않은지 너무 오래된 것 같아서 한 곡 골라봤다.
나는 클래식 음악의 곡이나 노래 제목을 아는 게 많지 않다. 가요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치는 피아노 음악을 내가 들으며 음악을 접했고, 그래서 악보만 있으면 행복해했던 시절이 있었다. 악보만 있으면 뭐든 칠 수 있었던 시절, 나는 사람들 앞에서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했다.
작년 겨울에 아주 오랜만에 잠깐동안 피아노를 다시 쳐봤다. 하도 오래 안 쳤더니 악보 보는 것도 힘들었다. 한때는 악보를 보고 못 치는 곡이 없었는데, 이젠 한 곡을 치려면 한 달은 연습해야 할 것 같았다. 너무 비효율적이라 이제 그만 치기로 했다.
뭐든지 노력과 연습이 중요한 것 같다. 피아노도 내가 장시간동안 노력을 했기 때문에 한때 잘 칠 수 있었듯이, 소설도 노력하면 잘 쓸 수 있게 될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피아노와 소설, 두 가지를 다 잡을 수는 없다. 둘 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일이고, 둘 다 많은 시간동안 연습하고 노력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하루는 24시간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나는 소설을 택했다. 잘 쓰지 못하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행복하고, 소설을 쓰면서 좋은 느낌을 갖는다. 피아노는 조금만 연습하면 짜증이 나는데, 소설은 그렇지가 않다.
내 피아노 소리를 듣는 것을 정말 좋아하셨던, 돌아가신 엄마가 생각나는 날이다. 이젠 내 피아노 소리를 들어줄 엄마도 안 계시고, 피아노를 능숙하게 칠 수 있는 실력도 없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고, 모든 건 다 변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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