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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픽션들2025-01-09 06:10
작성자 Level 10

순간적으로 그는 물 속으로 도망치려고 생각했지만, 죽음이 자기의 노년을 영광스럽게 하기 위해, 그리고 그의 작업을 용서하기 위해 다가오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는 불길을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불길은 그의 살을 물어뜯지 않았다. 불길은 그를 쓰다듬었고, 아무런 열기도 없이 아무것도 연소시키지 않은 채 그를 불로 뒤덮었다. 안도감과 치욕감 그리고 두려움을 느끼면서, 그는 자기 역시 그를 꿈꾸고 있던 또 다른 사람의 환영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원형의 페허들 중에서 -


* 작품 링크 :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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