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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최진영, 홈 스위트 홈 : 2023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2024-12-24 07:25
작성자 Level 10

나는 울었다. 왜 울었을까? 그때 내가 운 이유는 아무도 모른다. 나조차 잊어서 영영 모를 것이 되었다. 그런 일들에 대해 요즘 자주 생각한다. 분명 일어났으나 아무도 모르는 일들. 기억하는 유일한 존재와 함께 사라져 버리는 무수한 순간들. 그런 것들에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가도 한 사람의 인생이란 바로 그런 것들의 총합이라고 생각하면 의미가 없을 수만은 없고. 폭우의 빗방울 하나, 폭설의 눈송이 하나, 해변의 모래알 하나. 그 하나가 존재하는 것과 존재하지 않는 것에 무슨 차이가 있을까? 그렇지만 나는 청개구리를 기억한다. 이유를 망각한 나의 울음을 기억한다. 아주 많은 것을 잊으며 살아가는 중에도 고집스럽게 남아 있는 기억이 있다. 왜 남아 있는지 나조차 알 수 없는 기억들. 나의 선택으로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기억이 나를 선택하여 남아 있는 것만 같다. 청개구리가 나를 선택했다.


- 작품 링크 : 홈 스위트 홈 - 예스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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