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 : 권희진, 2024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줄거리를 살펴보면,
나는 16층에 올라와서 죽는 노인을 생각했다. 나는 중학교에서 좋지 못한 친구들을 만나, 오토바이를 타고 담배를 피우고 함께 잠을 자기도 했다. 어느날 친구들에게 남의 것을 훔치는 일을 배우게 되고, 그들과 함께 무언가를 훔치며 살았다. 우리는 고깃집 먹튀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되었고, 모두 손년보호재판을 받았는데, 어머니가 변호사를 선임해서 나는 소년원에 가지 않을 수 있었다. 나는 안과 사귀게 되었고, 안은 높은 데 올라오면 뭔가를 다 이해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 후 나는 안과 헤어졌고, 여러 가지 일들을 해 보았으나 번번히 실패했다. 경비일을 시작하게 되었고, 나는 그 일에 만족했다. 그리고 16층에서 죽은 노인을 자주 마주치게 되었다. 나는 3년 내내 노인을 알고 지냈다. 노인은 혹한이 몰아닥친 날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16층에서 내가 문을 열어주길 바라며 밤새 나를 기다렸던 것이다. 나는 16층에서 여전히 노인을 생각하고 있다. 나는 안의 말대로 무언가를 이해해보기 위해 16층에 올라와 있다.
와 같다. 제목이 ‘러브레터’라서 낭만적인 사랑이야기인가 싶었다. 하지만 나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쓰여져 있는 소설이었다. 나와 중학교 친구들의 이야기, 그들의 소년원행, 그리고 그 후의 소식들, 나의 풀리지 않는 인생 이야기, 그리고 가까스로 얻은 경비일. 그러나 결국 나는 3년동안 알고 지낸 노인의 죽음을 목도하게 되고, 조사를 받게 되고, 노인이 죽은 16층에 올라가서 무언가를 이해해보려고 애쓴다. 잔잔한 한 편의 삶의 이야기가 적혀 있어서 가슴이 뭉클했다. 삶은 늘 뜻대로 되지 않지만, 그래도 자연스레 살아지고, 삶에서 만난 숱한 사람들과 좋은 인연과 좋지 않은 인연들로 엮이게 되고, 그로 인해 나의 삶이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받게 된다. 잊혀질 수도 있는 노인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며, 16층에서 잔잔하게 삶을 이해해 보려고 노력하는 나의 모습이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끼게 해 주었다. - 작품 링크 : [2024 신춘문예] 러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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