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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이유리, 빨간 열매 : 2020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2025-01-2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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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아버지는 화장 후 유골을 화분으로 만들어 달라는 유언을 남겼고, 나는 유골함을 찬장 깊숙한 곳에 보관했다.

계절이 두 번은 더 바뀌고 나서야 나는 유골함을 찾아냈다.

아버지는 내가 여섯 살 때, 수영장에 빠진 나를 구해 준 적이 있었고, 그것은 두고두고 아버지의 무기가 되었다.

어느 날, 나는 검은 흙 한 봉지와 나무 한 그루를 사서 흙과 뼛가루를 섞어 유골함을 화분삼아 나무 한 그루를 심었다.

나는 프랑스어로 된 소설이나 잡문을 번역하는 프리랜서였고, 번역일을 하면서 나무가 된 아버지를 돌봤다.

어느 날, 산책을 가고 싶어하는 아버지를 위해 동네 잡화점에서 캐리어를 하나 사 와서 아버지를 끌고 동네 곳곳을 다니며 산책을 했다.

산책을 하다가 나와 똑같이 화분이 담긴 캐리어를 끌고 다니는 한 남자 P를 만나게 되었고, 그 후 거의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만남을 거듭했다.

아버지와 P의 어머니, 그리고 번역을 하는 나와 그림을 그리는 P는 함께 시간을 보내며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다.

나와 P는 아버지와 P의 어머니를 한 화분에 한데 옮겨 심었다.

아버지와 P의 어머니는 사랑의 결실로 아이(빨간 열매)를 나와 P에게 선물해줬고, 나와 P는 그것을 반으로 잘라 맛있게 나눠 먹었다.

나는 그날 밤 영업이 끝난 놀이동산에서 끝없이 굴러가는 빨간 공을 쫓아다니는 꿈을 꿨다.

 

는 이야기이다.


아버지의 유골함을 화분으로 만들고, 아버지의 뼛가루와 흙을 섞어 한 그루의 나무를 심어서 아버지를 돌본다는 이야기는 발상부터 독특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아버지와의 산책길에 만난 비슷한 처지의 P와 사랑을 하게 되고, 아버지와 P의 어머니를 한 화분에 옮겨 심어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그들의 사랑법이 재밌고 아름답게 느껴졌다.

 

이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다운 인간에 대한 사랑 이야기이다. 어렸을 때 수영장에 빠진 나를 구해낸 아버지의 나에 대한 사랑 이야기, 아버지가 죽은 후 아버지가 소멸된 것이 아니라 화분으로 다시 태어나 다시 사랑을 하며 열매를 맺고 살아가는 이야기, 그리고 나와 P의 사랑 이야기가 소설을 이루고 있다.

 

다 읽고 나서 마음이 훈훈해지고 따뜻해졌다. 인간에 대한 사랑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들어 준 한 편의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 작품 링크 : [2020 경향 신춘문예]소설부문 당선작 - 이유리 ‘빨간 열매’ -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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