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보면, 시리아 국적의 입국 부적격자 사내가 보안요원들에게 붙들려 나갔다. 나는 루마니아 출신의 여자와 알제리 출신의 사내에게 입국 허가 도장을 찍어줬다. 인수인계를 한 뒤 셔틀버스를 타려고 하는데 몇 시에 오느냐는 아버지의 메시지와 비상근무를 하라는 사무국의 메시지가 연달아 왔다. 사무실로 가서 집에 일이 있어서 비상근무가 어렵다고 했으나 직원은 안된다고 했고, 나는 아버지에게 근무 떄문에 오늘 못 간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자고 일어나니, 아버지는 고려인 행사에 함께 가자고 했고, 함께 다녀왔다. 내가 자주 들르던 집 근처 마트의 계산원이었던 다혜는 연변으로 돈을 보내야 했는데, 불법체류자 신분이었고 부친 때문에 출국한 뒤 브로커를 통해 위조여권을 만들어 재입국하려 했으나 송환대기실에 머물렀던 적이 있었다. 시리아인은 카드투입구에 카드를 집어넣고 있었으나 사용할 수 없는 카드였다. 나는 시리아인 칸에게 다혜에게 주려고 구입해뒀던 선불 국제전화카드를 내밀었다. 칸은 한국에 있고 싶다고 하며 울먹였다. 칸에게 음식을 제공했고, 칸은 이 세계가 나아지고 있는지, 나는 국경 안에 있는지 아니면 밖에 있는지 물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칸은 사라졌고, 칸에게 음식을 제공했던 나는 보안요원들에게 조사를 받았다. 나는 나도 한국인이라고 말했다. 실종 다음 날 칸은 화장실 한쪽에 웅크린 채 잠들어 있었고, 설비팀 직원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라는 이야기이다.
이 소설은 칸과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나의 출입국관리소 직원으로서의 일상을 보여주고, 고려인이자 한국인인 나에 대해 보여주고, 다혜에 대한 이야기로 송환대기실에 갈 수 밖에 없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고국을 그리워하는 아버지를 통해 나는 러시아와 한국이라는 경계선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이 이야기를 읽다 보면 머릿속에 출입국관리소의 풍경들이 하나 하나 다 생생하게 그려진다. 씁쓸하게 읽었고, 우리의 세계가 더 나아지고 있는 건지 자문해 보게 되었다. 이 소설을 읽으며, 체류비자를 받기 위해 노력하는 외국인 친구들이 생각났고, 그들의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