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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남의현, 관희는 거울 거울은 관희 : 2025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2025-02-13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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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희는 거울 거울은 관희> : 남의현, 2025 경향신문 신춘문예 당선작

 

줄거리를 살펴보면, 

 

관희는 꿈을 꿨는데 매끄러운 개를 주웠다고 했다. 꿈 속에서 계속 걸어야 한다는 사실이 꽤 힘들었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 대상인 할머니와 함께 걸으며 관희와 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해 주었고, ‘너희는 어려운 처지구나라는 말을 듣게 되었다. 돈을 벌 때 무섭지 않은 일을 하고 싶었다. 내가 나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되는 일, 나 자신을 상대방에게 보여 주지 않아도 되는 일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상병수당을 신청하러 갔는데 진단서를 준비하지 못해서 처리가 안 됐다. 병원에 가기에 너무 늦은 시각이었다.

아르바이트 대상인 중년 여자와 우리의 이야기 대신 귤과 감의 이야기를 하며 함께 걸었다.

우리가 개를 위한 노인 이름이라고 이름붙인 중년 여자는 강가를 산책하는 두 아이들과 개 이야기를 하며 마주 보고 웅크려 앉았다.

관희 없이 혼자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고, 개를 산책시켜 달라는 요청이었다. 나는 그날 개 전용 유아차를 밀고 혼자 강가를 걸어야 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관희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먹는 것을 보았다.

나는 관희에게 아이를 갖자고 했고, 관희는 자기가 죽을 수도 있기 때문에 안된다고 했다.

아르바이트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아이는 엄마를 찾았고, 나는 엄마랑 술래잡기 중이라고 하며 일기에 써 보자고 했다.


라는 내용이다.

 

참 쓸쓸하고 슬픈 소설이면서도, 문장이 너무 부드럽고 아름다워서 더 쓸쓸한 그런 소설이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관희의 상병수당을 신청하고 나오면서 나는 재채기를 했고, ‘나는 처음으로, 내가 병든 것이 아닐까 근심하고 또 기뻐했다.’ 라는 부분이 가슴 뭉클했다.

소설 앞 부분에서 관희는 아픈데 나는 안 아프니까 그게 걱정이 된다. 나는 몹시 건강하고 가난하다.’ 라는 부분과 이어지는 부분이다.

사람과 함께 걷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이만원을 받는 나와 관희는, 할머니에게 우리들의 삶을 이야기했다가 너희는 어려운 처지구나라는 말을 듣게 된다. 돈을 벌 때 무섭지 않은 일, 이를테면 내가 나 자신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되는 일, 나 자신을 상대방에게 보여 주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하는 나의 이야기를 읽으며, 또 한 번 가슴 뭉클해졌다.

관희와 나의 이야기는,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세상에 내 모습을 그대로 오픈하면 상처받게 되는, 그래서 귤과 감의 이야기처럼 이야기를 꾸며서 말해야 하는 우리들의 삶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었다.

소설의 마지막 부분, 내가 재채기를 하며 근심하고 기뻐하는 부분이 너무 쓸쓸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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