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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이상하, 친칠라취급주의 : 2025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2-21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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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살펴 보면, 

 

오늘 낮에 하은 씨에게 친칠라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현관문 앞에 서 있었지만 집에 들어가기가 싫었다.

한 달 전쯤에 현서가 친칠라를 돌봐달라며 나한테 맡겼다. 친칠라의 이름은 누니였다.

현서와는 중학생 때부터 이십 대 후반인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 누니가 하은이를 힘들게 한다고 하며 현서는 나에게 누니를 맡겼다.

누니 케이지는 에어컨이 설치된 옷방에 두었고, 환경문제로 비건이 된 현서와 식사를 하기 위해 미리 찾아놓은 비건음식점에서 수제비를 배달시켜 먹었다. 일인분 용기 두 개가 배달된 것을 보고 현서는 이 인분 용은 없었느냐고 하며 언짢아했다. 그리고 나더러 하은이랑 비슷한 데가 있다고 말했다.

현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누니의 상태를 메시지로 물어왔고, 나는 게임 퀘스트 깨듯 하나씩 답장을 보냈다.

과장님이 지시한 영상편집을 하고 있는 홍보 영상에서 의사가 만족하며 웃는 장면을 위한 클립 폴더를 열었고, 의사가 환자를 비하하는 장면을 보게 되었다. 영상이 끝날 때까지 아주 단정한 미소를 짓던 의사의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누니는 옷들을 전부 다 갉아 먹기 시작했다. 옷들은 전부 다 구멍이 났다. 나는 현서에게 말했으나 현서는 그 말을 믿어주지 않았다.

누니는 급기야 누워서 자고 있는 나에게까지 올라와서 내가 입고 있던 옷들마저 갉아먹었다.

하은씨에게 연락이 와서 만났고, 하은씨는 자기의 옷들도 누니가 다 갉아 먹었다는 말을 전해줬다. 그리고 나에게 연두색 도트무늬 니트 양말을 선물해 주었다.

토마토 소스를 현서 때문에 억지로 먹었던 하은 씨는 일주일 동안 열 몸살을 앓았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서 현서와 헤어졌다고 말했다.

삼 년 가까이 과장님 회사 소속으로 있으면서 여러 병원 홍보 영상을 제작했지만 이제 그만두려고 한다.

 

라는 내용이다.

 

이 소설은 주인공 가 과장님께 보내는 편지이다. 회사를 그만두겠다는 구구절절함을 담은 한 통의 편지이다. 그리고 그 편지를 읽다 보면, 인간이 겉으로 보여지는 것과 감추고 있는 다른 모습이 있음을, 그 표리부동함을 보여주고 있다.

귀엽고 사랑스럽고 예쁘기만 했던 친칠라 누니는 결국 나에게 애물단지가 된다. 나의 옷을 다 갉아 먹어서 구멍을 만들어 놓고, 나는 입을 옷이 없어지는 상황이 발생한다. 더 이상 친칠라 누니는 나에게 귀엽고 사랑스럽고 예쁠 수 없는 존재이다.

관계라는 것, 대등한 관계가 아닌 종속적인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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