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note

제목점심과 저녁 사이2026-07-07 15:52
작성자 Level 10

점심과 저녁 사이의 식사 (일명 점저)를 했다.

밥을 먹고 나니 졸음이 몰려온다.

유난히 커피가 한 잔 마시고 싶은 날이다.

날씨가 더워서 밖에 나가고 싶지 않아 마시고 싶은 마음을 참고 있다.

음악을 들으며 커피의 유혹을 달랜다.


즐겨 마셨던 쌍화차가 바닥을 드러냈다.

남은 것은 보리차 뿐이다.

내일은 마트에서 핫초코를 한 박스 사 와야 겠다.


한동안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가끔 잠깐씩 사람들을 만나기는 했지만, 주로 혼자 책을 읽고 생각을 하며 지냈다.

머리가 단순해서인지 생각이 깊어지지 않는다.

스스로 나는 멍청한 것 같다는 말을 아버지에게 많이 했고, 그때마다 아버지는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시며 아니라고 하셨다.

아버지의 머리를 닮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곤 했다.

그때마다 아버지는 빙긋이 웃으셨다.


머리가 단순해서 생각이 깊어지지 않으니, 소설도 깊어지지 않는다.

내 소설은 너무 단순하고, 소설로서 많이 모자라다.

시간이 해결해줄 거라고 믿고 싶다.


작년 1월에 23년만에 다시 강의를 듣기 시작했을 때, 너무 암담했다.

소설을 쓰기는 커녕 읽지도 않고 지내다가 덥썩 강의 수강 신청을 했으니 암담할 수밖에.

그렇게 강의를 들으며 1년 반을 보냈다.

아직도 여전히 엉망이지만 그래도 이젠 책을 다시 읽을 수 있게 됐고, 소설을 낙서라도 할 수 있게 됐다.

나는 그것만으로도 1년 반이 가치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1년 반을 더 공부하며 지낸다면 더 나아질 거라고 믿고 싶다.


점심과 저녁 사이의 시간에 음악을 들으며 낙서중이다.

몰려오는 졸음을 깨우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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