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그 자체>라는 책을 다 읽었다. 꼬박 날을 새고 읽었더니 조금 피곤하다.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책장을 덮을 때는 짜릿한 쾌감이 느껴진다.
볼 일이 있는데 외출하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내일로 미루었다. 오늘은 집에서 뒹굴며 책을 조금 더 읽고, 어제 들은 강의 내용을 노트에 정리하는 것으로 하루를 보내려고 한다. 잠을 별로 못 잤더니 조금 피곤하다.
내가 책을 읽고, 소설을 생각하며 생각하는 이 시간들이 나에게 소설을 잘 쓰게 만들어주는가에 대한 확신은 없다. 다만 하루를 버티는 방법으로 언제부턴가 책을 읽고, 멍하니 시간을 보내고, 뭔가를 생각하고, 가끔은 뭔가를 끼적이는 것을 택했을 뿐이다.
동해 어달해변에 다녀온 이후 마음이 많이 편해졌고, 그래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11시간동안 혼자 바다에서 머물며, 물멍을 때리며, 그렇게 내 나름대로 아버지를 잃은 상실감을 치유한 것 같다.
<어달해변>이라는 제목의 소설을 끼적이다가 소설이 산으로 가서 포기했다. 언젠가 쓸 수 있을까. 아니면 영원히 접게 될까.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내 주변의 지인들이 아버지가 떠난 이후 많이 챙겨줘서 버티며 살아간다. 이젠 아버지를 잊어야 한다는 조언을 듣곤 하는데, 나는 그럴 자신은 없다. 아버지는 내 가슴 속에 살아계시니까. 이젠 다시 웃을 수 있고, 밝고 명랑하게 지낼 수 있으니 다행이다 싶다.
하여튼 오늘 책 한권을 다 읽었다. 정오가 되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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