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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문경민, 곰씨의 동굴 : 2016 중앙신인문학상 당선작2025-03-30 16:29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나는 로스쿨에 들어가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고 싶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과학실험 보조원으로 일하며 로스쿨 인터넷 강좌를 듣고 토익 공부를 했다.

학교에 취업한 지 이틀쯤 지난 뒤 곰씨를 처음 보았다. 교무실 옆 전산실 유리문을 통해서. 나는 점심시간에 내 또래의 교무보조 세령씨에게 전산실 남자에 대해 물었고, 전산보조원 곰씨라는 답변을 들었다. 곰씨는 무기계약직이라고 했다.

과학실 컴퓨터가 말썽을 부려서 나는 곰씨에게 연락을 했고, 전산실로 컴퓨터를 가지고 갔다. 곰씨는 컴퓨터를 고쳤고, 나는 본체를 들고 전산실을 빠져나왔다.

세령씨가 노동 관련 집회가 있다고 하며 참석여부를 물었고, 나는 참석하겠다고 했다. 여의나루였에서 세령씨를 만났고, 곰씨도 만났다. 셋은 파란 줄무늬 종이 선캡을 쓰고 나란히 앉아 집회에 참석했다.

월요일에 세령씨는 나와 곰씨에게 전산실을 청소하자고 했고, 한참 청소한 후 전산실은 깨끗해졌다. 세령씨는 셋의 아지트로 전산실을 이용하자고 했다.

짬이 나면 우리는 전산실에 모였고, 세령씨는 무기 계약이 어려울 것 같다고 하며 다른 학교로 가야할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곰씨가 폐차장에 산다고 하며 함께 가보자고 했다. 나는 엄마의 십육 년 넘은 경차를 처리하기 위해 곰씨가 산다는 폐차장에 갔다. 폐차장 후미진 곳의 이층 버스 안이 바로 곰씨의 집이었다.

아버지는 파키스탄인이었으나 파키스탄에 본처가 있었고, 그걸 알게 된 엄마는 이혼을 요구하고 아버지를 파키스탄으로 보내버렸다.

세령씨는 본인이 미혼모였다고 털어놓았다. 곰씨는 자기가 아버지를 죽였다고 털어놓았다. 나는 망설이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세령씨는 다른 학교로 떠났고, 곰씨는 전산실에서 나오지 않았으며, 나는 공부에만 전념했다. 학교를 그만두고 공부만 하고 싶었지만, 엄마는 내가 모르는 약을 삼키며 가사도우미 일을 힘에 부쳐 했다. 나는 현실을 보지 않으려고 했고, 출근과 공부를 병행하는 생활을 계속했고, 곰씨를 만나면 데면데면한 얼굴로 인사를 했다.

 

라는 내용이다.

 

로스쿨에 입학해 변호사가 되고 싶은 아버지가 파키스탄인인 나의 삶, 그리고 이방인인 곰씨의 삶, 무기계약직이 되고 싶지만 결국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학교를 떠난 세령씨의 삶이 소설 속에서 잘 녹아 있었다.

나는 끝까지 현실을 보지 않으려 하면서 꿈을 놓지 않고, 세령씨는 학교를 떠나게 되고, 곰씨는 전산실 안의 동굴에서 본인만의 삶을 살아간다.

각자의 사연이 있고, 그 사연 속에서 그들은 또 다른 삶을 살아가며 각자의 일상을 버텨 나간다.

인간에게는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그 사연을 내보이거나 숨긴 채로 우리는 우리의 일상과 미래를 계획하며 살아간다.

저마다의 일상에 존재하는 작은 꿈에 대해 생각하며 이 소설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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