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연애를 해보고 싶었던 찰나에 J를 만났다. 하지만 나에게는 유령, 휘가 있었다. 내 7평 원룸에 2층 침대를 들여와서 2층으로 올라가 잠들었던 휘가 있었다. 내가 K씨를 소개했지만, 휘는 그날 K씨 앞에서 잠들어 버렸다. 나는 남자를 만나고 싶었지만, 휘는 남자에 관심이 없었다. J는 휘를 만나보겠다고 했지만, 나는 J가 휘를 만나는 게 싫었다. J는 오로지 내 거여야 했으니까. 기안서를 들고 온 K에게 나는 휘 대신 사과했고, K는 휘를 다시 만나보고 싶다고 했다. K가 왔을 때 휘는 무릎이 툭 튀어나온 진회색 추리닝을 입은 채 현관 앞에 서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휘는 나에게 폭력적이라고 했다. K와 나, 휘는 셋이서 이야기를 했고, 휘의 입술 끝에서 냉소가 스쳤다. 휘는 아빠가 자기를 너무 좋아했다고 말했고, K는 난데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서 싱크대로 가 손을 닦았다. 그때 J가 왔다. 방 안은 비좁았다. 휘는 나에게 왜 남자친구를 소개해 주지 않았냐고 했다. 나는 친구가 친구를 얼마나 돌봐줄 수 있는 지에 대해 생각했다. 휘는 갑자기 잠들어 버렸고, 나는 휘를 깨우려고 했으나 J와 K는 나를 제압했다. J와 K는 집 밖으로 나갔고, 나는 휘의 침대인 2층 침대에 올라가 잠을 청한다. 휘의 냄새가 났다. 라는 내용이다. 제목이 ‘유령의 2층 침대’라서 나는 유령이 등장하는 줄 알았다. 유령이 등장하기는 했다. 아무 때나, 아무 데서나 갑자기 잠이 들어버리는 유령 휘가 등장했다. 나는 연애를 하고 싶고, 휘는 연애가 싫다. 나는 휘를 감당하기가 버거워서 휘에게 남자를 소개시켜 주지만 휘의 반응은 냉담하다. 나는 휘와 내 남자친구 J의 체취를 공유하기 싫었지만, J는 잠든 휘를 안아서 자리에 눕혔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그런 소설이었다. 결국 나는 휘의 2층 침대에 누워 휘의 냄새를 맡으며 잠을 청한다. 폭력이라는 단어가 종종 등장했다. 폭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진정한 폭력의 의미가 어떤 건지 생각해 보게 만들어준 소설이었다. 일방적인 폭력이라는 게 있을까 싶기도 했다. 폭력 또한 쌍방향이 아닐까 싶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