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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조현, 종이냅킨에 대한 우아한 철학 : 2008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2025-05-0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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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살펴 보면, 

 

1780년에 미국을 방문한 프랑스의 루이 드 클로상 남작은 이 나라의 특이점은 부유층의 가정에도 냅킨이 없다는 사실이라고 썼다. 당시 유럽 지역에서는 광범위하게 냅킨이 사용되고 있었다. 냅킨을 멋진 모양으로 접는 사람은 영국에서는 수세기 동안 존경과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대중적으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1965년 런던의 소더비 경매에서는 한 연국인이 매물로 내놓은 신세기의 문화적 발현과 불모: 시인이 견지해야 할 종이냅킨 혹은 종이냅킨 접기에 대한 우아한 철학’(1918년작)이라는 소책자가 다른 10여권의 희귀본들과 함께 약 10만 파운드에 한 미국인 실업가에게 낙찰되었다. 문제는 종이냅킨에 대한 우아한 철학T.S. 엘리엇과 교류한 일련의 편지들이 발견되면서, 그의 작품에 매우 커다란 영향력을 끼친 연인으로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는 메리 설리번양의 저작이라는 점이 최근에 와서야 서지학적으로 밝혀졌다는 점에 있다.

설리번 양은 종이냅킨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냅킨 문화의 확산에서 보건대, 선술집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 울려 퍼지거나 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노동자계급에서도 읽히는 미래를 예견한다. 그러나 종이냅킨의 사용은 곧 세계를 황무지로 만들 것이다. 지구는 무한하지 않으므로 어느 순간 욕망의 충족에 있어 자원의 빈약으로 인한 결정적 단절이 올 것이다.

메리 설리번은 191873일자로 엘리엇에게 보낸 한 편지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항상 플레바스를 생각하라고. 그리고 그가 불굴의 용기를 가지고 끝없는 대양의 목적지를 바라보았던 것을 잊지 말라고. 굳세기 키를 잡고, 지쳤다 일어서며 몇 번씩이고 생을 윤회하고, 행동으로 운명을 저항하며 그 바람이 불어오는 문명의 끝을 바라보는 그를 생각하라고.

종이냅킨을 우아하게 접는 것만큼이나 상대에게 머플러를 세심하게 둘러주는 것이 필요하다. 하나의 상징은 하나의 행동으로 연결될 때 우아하게 빛난다. 우리의 문명은 상징보다는 항상 재생하는 행동에 의해 종말을 유예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종이냅킨 혹은 종이냅킨접기에 대한 우아한 철학이라고 부른다.

 

라는 내용이다.

 

T.S. 엘리엇의 황무지와 연관지어 만들어진 이 소설은, ‘종이냅킨에 대한 우아한 철학이라는 제목부터 독특했다.

주로 설리번이 T.S. 엘리엇에게 보내는 편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소설은, 결국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의 문명은 상징보다는 항상 재생하는 행동에 의해 종말을 유예할 수 있다. 나는 이것을 종이냅킨 혹은 종이냅킨접기에 대한 우아한 철학이라고 부른다.’ 라고 끝맺는다.

1780년에 미국을 방문한 프랑스의 루이 드 클로상 남작은 미국에는 부유층의 가정에도 냅킨이 없다고 지적했는데, 종이냅킨 사용이 보급화되고 널리 퍼지면서 발생하게 되는 폐단이 바로, 종이냅킨의 사용은 곧 세계를 황무지로 만들 것이고, 지구는 무한하지 않으므로 어느 순간 욕망의 충족에 있어 자원의 빈약으로 인한 결정적 단절이 올 것이라는 점이며, 이 소설속에 나타나 있는 부분이다.

종이냅킨을 우아하게 접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그리고 그것이 바로 종말을 유예시켜줄 것이라는 점이 이 소설에서 설리번이 T.S. 엘리엇에게 당부하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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