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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소설] 이영훈, 거대한 기계 : 2008 문학동네 신인 당선작2025-05-10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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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를 살펴 보면, 

 

구청에 도착해서 형제는 입구의 직원에게 용건을 밝혔다. 배관을 고치러 왔다고. 직원은 정문 옆에 달린 직원용 출입구를 열어주었다. 접수대 건너편의 문이 열렸다. 형제를 발견한 사내가 다가왔다. 보일러실에 문제가 있다고 하며 난방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문제라고 했다.

형제는 삼층까지 내려갔다. 아버지가 죽은 후 형은 대학을 그만두고 배관 일을 고스란히 물러받았다. 하지만 형은 동생에게 단 한 번도 배관 일에 대해 가르쳐주지 않았다. 다음 학기에는 반드시 학교로 돌아가라고 하며 형은 이 일에 관심을 갖지 말라고 동생에게 다그쳤다.

형제는 보일러실에 들어섰다. 보일러실에는 웅웅거리는 소리가 가득했다. 형은 배관 등 몇 가지를 점검했고 아무 이상이 없었다. 그때 문이 하나 눈에 들어왔다. 문 안쪽의 방은 보일러실보다 천장이 훨씬 높았다. 그곳에는 커다란 덩어리로 보이는 아주 큰 기계가 있었다. 형은 온 힘을 다해 기계의 작동을 이해하려 했다. 형은 가슴이 답답해져서 나가자고 했다.

반지하의 집에 들어서서 동생은 슈퍼마리오 게임을 시작했고, 형은 <기계 공구 사전>과 각종 기계의 구조도를 펼쳐 놓고 있었다. 나중에는 형이 동생에게서 게임기를 가져가서 슈퍼마리오 게임을 했다. 그리고 물탱크 안에서 죽어 있던 쥐를 꺼내려고 허리를 숙였다가 미끄러져서 죽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했다. 슈퍼마리오의 게임이 배관공이라고 말하며 형은, 동생을 절대 루이지로 만들지 않을 거라고 못을 박듯이 말했다.

다음날 아침, 형은 구청으로 가서 기계를 멈추자고 했다. 동생은 형을 만류할 수 없어서 지켜보았다. 기계가 멈춰 섰다. 그리고 그때 기계가 크게 몸을 틀었다. 형의 옆에서 사람의 머리만한 톱니바퀴 하나가 삐거덕거리며 돌아갔다. 톱니바퀴의 날카로운 이빨이 형의 작업복 끝을 깨물었다. 형의 팔이 톱니바퀴 안으로 갈려들어갔다. 곧이어 다리와 몸통이 톱니 안으로 순식간에 사라졌다. 톱니바퀴 사이로 붉은 피가 뿜어져나왔고 동생은 그 피를 모두 뒤집어썼다. 동생의 몸은 검붉게 물들어 있었다. 형의 머릿속에 아버지의 최후가 떠올랐다. 형은 기계속으로 사라졌다.

 

라는 내용이다.

 

거대한 기계를 멈추려다가 기계 속으로 빨려들어가 몸이 갈려버린 형의 이야기, 형의 죽음과 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소설이었다.

왜 형이 동생에게 배관공의 일을 물려주려고 하지 않았는지, 형이 기계속으로 사라지고 나서야 동생은 알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인간의 죽음이라는 게 다 같지 않고 다르다는 게 슬펐고, 쥐 한 마리 때문에 아버지가 죽고, 기계를 멈추려다가 형이 기계속으로 빨려 들어가 죽는 장면들이 가슴아프게 슬펐다.

거대한 기계는 아마 앞으로도 멈춰지지 않고, 멈추려고 도전하는 인간들을 기계속으로 사라지게 만들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기계가 만들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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