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제목[소설] 전미경, 균열 아카이브즈 : 2020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작2025-03-21 16:23
작성자 Level 10

줄거리를 살펴 보면, 

 

살라는 목캔디를 협찬해준 사측의 직원을 만난 적이 있다. 공연 시간이 가까워졌다. 저들은 카라얀을 보러 왔다. 뭔가 쏟아지고 엎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목캔디를 담은 박스가 엎어져 모조리 쏟아져 있었다. 아이가 바닥에 미끄러졌고 보호자가 아이를 안아 달랬다. 청소부가 바닥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살라가 홀 뒤편인 음향조절시설로 들어갔을 때는 모든 것이 준비된 상태였다. 살라는 잠시 관객들을 내려다보았고, 가장 익숙한 버튼을 눌렀다. 그것은 월급에 작은 수당이 더해질 수 있는, 휴대폰 벨소리를 재생하는 역할이었다. 연주가 시작되었고 살라는 인터미션이 다가오자 조요히 홀 밖으로 나갔다. 살라가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캔디를 채우러 온 여자였다. 그때 중년의 남성이 살라에게 벨을 울렸다고 했고, 매니저가 남자를 사무실로 데려갔다.

강추위로 인해 세면대의 물은 나오지 않았다. 생수와 끓인 물을 섞어 세수를 했으나 그녀는 코피가 나고 있었다. 얼굴을 세면대에 박은 상태로 숨을 내뿜었다. 매니저는 살라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매니저는 살라가 하필 그 벨을 울린 것을 문제삼았고, 죄송하다고 사과하라고 했으나 살라는 사과하지 않았다. 그 관객에게 사과를 할 때까지 살라는 공연장 일을 할 수 없었다.

주말이 찾아오자 살라는 수도관 수리공을 불렀고, 수리공은 수도관을 모두 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다음주에 살라는 그 관객에게 사과하기로 결심했다. 마침내 그 관객이 사무실로 들어갔고 살라는 그 관객에게 사과를 했으나, 관객은 살라더러 전혀 모르고 있다고 하며 그대로 사무실을 나갔다. 살라는 조용히 울었다.

 

라는 내용이다.

 

월급에 작은 수당이 더해질 수 있는, 휴대폰 벨소리를 재생하는 역할을 하는 그 버튼을 하필 눌러서 중년 남성 관객에게 살라는 컴플레인을 당한다. 하필 강추위로 인해 동파되어 세면대의 물은 나오지 않았고, 수리공은 수도관 전체를 들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일을 다시 하기 위해 그 관객에게 사과를 하지만, 그 관객은 살라더러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하며 그 사과를 받아주지 않고 사무실을 나가버린다.

하필 그 버튼을 눌러서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린 살라의 일상은 소설이 끝날 때까지도 해결되지 않는다. 모든 게 엉망이 되어버린 살라의 일상은 바로 균열 그 자체 상태이다.

모든 걸 연결해서 운영한다는 뜻을 가진 아카이브즈가 균열된 상태, 제목이 바로 그런 상태를 나타내 주는 게 아닌가 싶다.

 

댓글

(자동등록방지 숫자를 입력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