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오빠가 집에서 내쫓았던 아버지가 십 년 만에 나타나 거실에 선 채로 나를 맞고 있었다. 자기한테도 권리가 있다고 하면서. 냉장고에는 오빠가 즐겨 먹었던 자양강장제 열 병이 놓여 있었다. 이제 그것을 마실 오빠가 없는데 아직도 엄마는 장양강장제를 준비해 놓는다. 오빠는 막걸리를 가득 실은 냉장 트럭을 운전하는 일을 했고, 이 지역에서 소문난 아마추어 볼링 선수였다. 오빠의 사인은 졸음 운전이 불러 일으킨 사고로 인한 심박정지였다. 회사에서는 오빠가 과도한 취미생활을 했기 떄문에 죽은 거라고 하며 책임을 회피했다. 오빠는 보험금을 남기고 죽었다. 돈으로 위로할 수 있는 죽음은 없지만 도합 6억이란 돈은 남은 사람들을 더 이상 가난하게 살지 않게 해주었다. 오빠는 볼링 때문에 죽은 것이 아니지만, 오빠의 휴대전화에 남겨진 메시지들을 읽으며 나는 형식이 매일같이 오빠를 내기볼링으로 유인해 볼링장으로 불러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형식에게 따지러 가서 볼링장 입구의 유리문을 볼링공으로 박살내고 카운터를 박살낸 후 그곳을 나왔다. 오빠는 볼링 게임 내용들을 세세하게 수첩이 기록해 두었고, 땄는지 잃었는지, 얼마를 잃었는지까지 모두 다 기록해 두었다. 나는 수첩을 보며 오빠의 게임들을 복기했다. 화가 치솟으면서 무언가 던지고 부숴 버리고 싶을 때마다 볼링장에 가서 볼링을 쳤다. 오빠는 나중에는 게임에서 져서 이기는 게임을 했다. 나는 오빠를 생각하며 볼링공을 던졌다. 라는 내용이다. 볼링에 대한 이야기에 오빠의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져 있는 소설이다. ‘넘어진 핀이든 남은 핀이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모두 쓸려 나가고, 새로운 프레임이 시작된다. 그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게임의 법칙이었다.’ 라는 소설의 마지막 문장이 마음에 와 닿았다. 인생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성공이든 실패이든 시간이 지나면 결국 모두 쓸려 나가고 새로운 프레임이 시작된다. 그것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인생의 법칙이다. 라는 생각이 든다. 아름다운 한 편의 소설을 잘 읽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