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고요한 밤이다. 유투브나 영상을 보며 시간을 흘려보내기에는 너무 아까운 시간. 벌써 4시가 다 되어 간다.
프린터기의 잉크는 다 떨어져 가고, 새로 사 둔 잉크 박스는 개봉되지 않은 채로 방 한 구석에 놓여 있다. 아침이 오면 방을 정리하고, 박스를 뜯어 잉크를 교체해야 겠다.
읽어야 할 소설들은 가득 쌓여 있다. 하나 하나 틈나는 대로 읽어야 겠다.
소설이 뭔지 아직도 잘 모르지만, 어렴풋이 느껴지는 느낌 같은 건 있다. 그 느낌 있는 소설을 나도 언젠가 써볼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 그런 느낌 있는 소설을 쓰고 싶어서 공부를 하는 거겠지.
두 편의 소설을 읽고 간단하게나마 정리하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후련해지면서도 소설이 주는 여운이 남는다. 소설 제출일이 다가온다. 엉망인 소설을 제출해야 하지만, 그것이 지금의 내 한계이기 때문에 제출을 해야 한다. 그래도 대학 졸업 직후 썼던 첫 소설에 비하면 정말 많이 나아졌기 때문에 그걸로 위안한다.
소설이라는 이야기를 만들어 낼 능력이 전혀 없었던 그때. 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때는 복제할 수 있는 이야기 조차도 나에게 없었다. 문득 그때 생각이 난다. 막연하게 소설이 쓰고 싶다고 생떼를 썼던 그 시절이.
고요함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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