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유한한데, 나는 그걸 잘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던 것 같다. 내 앞에 닥친 해야 할 일들을 해치우며, 하루하루의 삶에 충실했던 시간들이었다. 아프고 나서, 삶이 유한하다는 걸 직접적으로 느끼게 되었다. 나이대로 죽는 것도 아니고, 내가 언제까지 살 수 있는지 인간은 알지 못하는 채로 살아가고, 오래 살고 싶다고 해서 오래 살 수 있는 그런 게 삶이 아니라는 걸 생각하게 된 시간들.
누구나 행복해지기 위해서 살아간다. 돈을 버는 이유도, 돈을 모으는 이유도, 그리고 일을 하는 이유도, 모두 다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서 하는 일들이다. 글을 쓰는 것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불행해지고 싶어서 글을 쓰는 사람은 없다. 글을 쓰면서 행복하기 때문에 쓰는 것 아닐까.
인간으로 태어나 죽는 날까지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우리는 살아간다. 때때로 행복하고, 때때로 불행하고, 때때로 삶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기도 하고, 때때로 인간관계가 힘들어지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세상은 살만 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날도 있고...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살아가며, 우리는 경험을 얻는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더 나은 삶을 꿈꾸며, 계획하며, 생각하며 살아간다.
삶이 유한하다는 걸 직접적으로 깨닫고 나서, 무리하면서까지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사라졌다. 욕심을 버리고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시간을 늘려가며 살아가고 있다. 하고 싶은 것들을 하고, 하고 싶었던 소비를 하고, 그렇게 나를 위해 살아가고 있다.
내 주변에는 내가 글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분들이 많다.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하고, 언제든 취재에 응해주겠다는 분들도 있고, 자기 이야기를 책으로 써주면 좋겠다는 분들도 있다. 소설로 가공하는 능력이 없어서 그들의 이야기를 쓰지 못하고 있지만, 그분들께 들은 이야기들은 언젠가 나의 문학적 자양분이 될 것이다.
삶이라는 건 유한하고, 그래서 삶은 더 가치있다. 나는 윤회를 믿지 않지만, 전생이라는 것도, 천국과 지옥이라는 것도 믿지 않지만, 그런 게 있다면 아마 나는 또 다시 태어났을 때에도 지금처럼 살아가고 있지 않을까 싶다.
유한한 삶. 내게 남은 삶의 시간동안, 더 행복하고, 더 유쾌하게 살아가고 싶다. 그리고, 남은 삶의 시간동안은 소설을 공부하고, 소설을 쓰면서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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