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병원 정기 진료일이라서 아침부터 서둘러서 병원에 다녀왔다. 편찮으신 곳이 많아서 약이 많은데, 그 중 당뇨약을 오늘부로 끊었다. 두달동안 당뇨약을 안 드셨는데, 당 수치가 너무 좋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부로 당뇨약 복용을 중지하게 됐다.
아버지가 바로 집에 들어가기 싫다고 하셔서, 잠시 영동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집에 들어왔다.
이젠 집에 좀 있자. 나 소설 써야 해. 소설 제출일이 다가오고 있어. 라고 하자,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셨다.
잘 쓸 자신은 없지만, 내 주변에는 내 소설을 읽고 싶어 하는 지인들이 있다. 그리고, 나에게 소설 잘 쓰라고 본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재밌는 인생 이야기들을 들으며, 가끔은 그걸로 소설을 쓰기도 하고, 내 머릿속에 저장해 두기도 한다.
오늘 세어봤다. 지금까지 내가 몇 편이나 소설을 썼는지. 이십대 때부터 지금까지 딱 10편 썼다. 이십대 때 작가 지망생이 맞았던 건지 반성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독자로 남아도 괜찮다고 생각하는데, 나이도 있고 아픈데도 있어서 별다른 욕심은 없는데, 아버지가 옆에서 자꾸 신춘문예에 도전해보라고 하신다. 실력이 안된다고, 난 정말 못 쓴다고, 아직 소설이 뭔지도 잘 모른다고 웃으며 말씀드리면, 될 때까지 해 봐. 라고 하신다.
소설이라는 무기로 내 삶을 잘 버텨내기를 바라시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진다.
조만간 CT검사가 있다. 중요한 검사이다. 그래서 요즘 내가 감정이 예민해져 있다. 아버지라도 건강이 조금 나아지셔서 참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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