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갑작스레 해고당한 동생을 위로해 주기 위해 화성으로 날아가서 함께 밥을 먹었다. 밥을 먹고 나서 간단한 쇼핑을 하고 차를 마셨는데, 동생이 갑자기 나에게 말했다.
언니는 우리의 구글이잖아. 그래서 한 가지 물어보려고 하는데... 라고.
인간 구글은 열심히 성실하게 질문에 답변을 해 줬다. 그리고 생각했다. 내가 구글이라고? 라고.
나를 과대평가해 주는 동생에게 고마웠고, 우울한 기분이 날아갔다고 하며 고맙다고 말해주는 동생에게 고마웠고, 무엇보다도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며 당분간은 일 할 생각 하지 말고 쉬라고 말해주는 동생에게 고마웠다.
향긋한 과일차를 마시고, 수다도 많이 떨고, 인간 구글이라는 칭찬도 받고... 좋았던 하루를 보냈다.
화성에 갈 때는 눈이 안 왔는데, 집에 올 때에는 눈이 펑펑 내렸다. 운전 조심하라고 걱정해 주던 동생은, 내가 집에 거의 다 도착할 무렵 전화를 했다. 잘 들어갔냐고. 피곤하겠다고.
인간들의 쟁투에 대해서 동생은 나에게 불평을 늘어놓았고, 나는 웃으며 들어주며 그 이야기를 소설로 한 번 써봐도 재밌겠다고 말했다. 인간은 다 똑같은 것 같다고 말하며.
언제 한 번 꼭 자기네 나라에 같이 여행 가자고 하는 동생에게 웃으며 아무 거리낄 게 없을 때 한달 쯤 그곳에서 머물다가 오면 참 좋겠다는 말을 했고, 동생은 자기 집에서 한달 간 있다가 가라고 말했다. 그래서 웃었다.
그녀 나라를 배경으로 소설 한 편을 써보고 싶다고 말했고, 그녀는 써 보고 싶은 건 다 써봐야 한다고 하며 꼭 같이 가자고 말했다.
나와 함께 일하고 싶다고 하는 동생에게, 웃음으로 대신 대답했다. 이젠 내가 힘든 일을 할 체력이 안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동생이 걱정할까봐 웃음으로 때웠다.
오늘은 서로 한 번도 말하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조금 나누었다. 그로 인해 우리가 조금 더 가까워 진 것 같다.
언니 고생 참 많이 했지. 라고 나를 보며 말하던 동생. 마치 내 인생을 다 들여다 보았다는 듯 말을 하던 동생. 고생한 이야기는 많이 하지 않았는데, 동생의 눈에는 다 보이나 보다.
그녀에게 한국생활에 대해 몇 가지의 이야기를 해 주고, 살아가는데 참고하라고 했다. 그녀는 좋아했다.
동생은 나의 든든한 후원자이다. 내가 소설 쓰는 걸 좋아하는 동생. 잘 못 쓰는 나에게, 늘 잘 쓴다고 말해주는 동생. 쓰고 싶은 것들은 다 써 봐. 라던 동생에게, 알겠다고 답했다. 눈도 오고 추우니 이젠 방에서 공부나 해야겠다고 했더니 동생이 고개를 끄덕였다.
인간 구글은 오늘도 열심히 동생을 위해 약간의 정보를 전달해주고 집에 왔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을 때 살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 준 것도 동생들이었고, 이젠 연락하지 않지만, 그들의 삶을 보며 참 많은 생각들을 했던 기억이 난다.
인간만이 인간을 위로해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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