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새벽에 은호가 눈을 뜨니 15kg의 푸들이 은호에게 몸을 날렸다. 그리고 푸들은 침대 위로 올라가 잠을 청했다. 은호는 통장잔고를 확인한다. 다음 학기 등록금이다. 학교에 가서 배 작가를 찾아갔고 배 작가는 심장마비로 고이 보내라는 조언을 했다. 침대 위에 도도하게 엎드려 있는 개를 비닐봉투에 넣어 묶어 냉장실에 집어 넣었다. 그러나 푸들은 비닐봉투를 다 뜯어놓고 냉장실을 헤집어 놓았다. 은호는 시급 10만 원짜리 통역 아르바이트 구인공고를 보고 전화했지만, 알고 보니 술집 여자들이 잔뜩 있는 곳이었다. 선배에게서 애인과 심야영화를 보러 간다고 문자가 왔다. 은호는 집 안으로 들어가 방을 치우고 오랜만에 온수목욕을 했다. 자고 일어나니 맹수 푸들이 또 다시 공격을 시작했다. 은호는 개를 김장용 밀폐통에 가둬서 냉장실에 처넣었다. 한참 후에 냉장고 문을 열어보니 맹수 푸들이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당황한 은호는 냉장고에서 통을 꺼내 방으로 가져갔다. 맹수는 부활해서 은호에게 송곳니를 드러냈다. 은호는 장학금도 놓치고 경원의 어머니에게 초대받아 간 집에서는 경원과 맞지 않으니 헤어지라는 말을 들었다. 은호는 집으로 달려가 밀폐통 안에 맹수를 다시 집어 넣어 통을 냉동실로 처넣었다. 장장 네 시간 동안 집안을 구석구석 청소하고 냉동실 문을 열었는데 개는 살아 있었다. 온수 마사지를 해주고 몸을 말리자 선배가 방 안으로 들어서서 푸들을 껴안았다. 은호는 집을 나서 학교 동아리방으로 갔다. 새하얀 냉방에 알몸으로 누웠다. 한참 후 옷을 챙겨입은 후 동아리방 구석에 있는 버너를 켜서 가방 안에서 자퇴서를 꺼내 버너 위에 올렸다. 은색이었던 달이 조금씩 노랗게 익고 있었다. 라는 내용이다. 은호는 맹수 푸들을 냉장실에 넣었다가 냉동실에 넣었다가 하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게 하고 싶어하지만, 맹수 푸들은 기어이 버티며 살아났다. 그리고 은호를 향해 매번 날선 공격을 했다. 장학금을 날린 은호는 학교 동아리방의 냉방에 누워 한참동안 있다가 버너 위에 자퇴서를 꺼내 굽는다. 자퇴서는 이내 재가 되고 말았다. 장학금을 날린 은호가 학교생활을 계속해야 하는 힘든 여정들과 은호를 매번 공격하며 끝까지 살아남는 맹수 푸들의 이야기, 그리고 은호와 한 집에 살고 있는 선배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 소설이었다. 맹수 푸들을 보며, 그리고 은호를 보며,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죽음의 문턱까지 가서도 절대 죽지 않기 위해 버티며 살아남는 맹수 푸들의 이야기가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그리고 생존을 위해 버티는 은호의 이야기도 가슴 뭉클했다. 누구나 다 생존을 하기 위해 버티며 살아간다. 죽고 싶은 순간들도 있지만, 그래도 죽지 못하고 사는 이유는, 사는 게 더 쉽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