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아무데도 나가지 않고 방 안에서만 있었던 것은 오늘이 처음인 것 같다. 밖은 추운데, 방 안은 정말 따뜻하다. 오피스텔이 중앙난방이라서, 온도를 조절할 수가 없다. 그래서 더우면 창문을 잠시 열어두곤 한다.
아버지가 항상 티비를 틀어두신다. 그래서 처음에는 티비소리 때문에 신경이 쓰였는데, 익숙해지다 보니 이젠 티비소리가 잘 안 들린다.
십 년 넘게 책을 안 읽고 어떻게 살았을까 싶다. 책을 읽으니 기분이 좋아지는데, 이런 힐링을 포기하고 살았구나 싶다. 일상의 힐링 수단으로 독서만한 게 있을까 싶다.
현실의 삶과 글쓰기는 함께 가야 한다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동떨어질 수 없는 거라는 말씀. 삶을 살아가면서 재밌게 글을 써야 한다는 말씀. 고로 글 쓰는 게 재밌어야 한다는 말씀.
잘 웃는 나를 보며, 아버지도 자주 웃으신다. 놀고 싶으면 일하지 말고 계속 놀아. 아버지는 늘 그러신다. 니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아. 하신다.
아버지에게 나는 늘 어린 아이이다. 내 나이가 아무리 많아져도, 아버지에게는 아이이다. 이제 더는 아이같이 살면 안될 것 같은데, 아버지는 여전히 나를 아이를 바라보는 눈으로 바라보신다. 행복해 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나도 자주 웃게 된다.
한 겨울에 따뜻한 방 안에서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하며 즐겁게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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