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야심한 시각에 소설을 구상한답시고 끄적이다가, 진짜 낙서를 하려고 내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아버지는 즐겁게 나와 소주를 한 잔 하시고 주무신다. 잠이 오지 않아서 자유롭게 내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사람들에게 들었던 이야기들, 내가 겪은 짧은 경험들, 내가 생각하는 것들, 내가 머릿속에서 상상해보는 것들... 그런 것들로 올 한해 소설을 써보려고 한다.
아픈 환자 같지 않게 너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잘 지내는 요즘이다. 아버지가 물으셨다. - 일 안하니까 훨씬 낫지? 라고.
그래서 당연히 훨씬 낫다고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빙긋이 웃으셨다. 내가 행복하다고 하니, 아버지가 더 행복해하셨다.
나이를 먹어도 나는 아버지에게 늘 아이이다. 나이만 먹은 아이같은 존재. 아버지에게 나는 그런 존재이다.
언젠가 아버지의 이야기도 한 편의 소설로 써 볼 수 있다면 좋겠다. 따뜻한 아버지와 나의 사랑이야기도 괜찮을 것 같고, 아버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차용해서 한 사람의 인생이야기를 써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시대. 3인가구가 대가족이 되는 시대. 고독이라는 게 더 이상 고독이라고 표현되기 어려울 정도로 일상화되는 시대. 그런 시대일수록 어쩌면 소설이 필요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깊은 밤. 나는 또 인터넷을 떠돌며 나만의 자유시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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