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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내 나이가 믿어지지 않을 때2024-12-25 11:50
작성자 Level 10

나는 내 나이가 믿어지지 않는다.

내가 벌써 오십년을 살았다니.

파도치는 바닷물처럼, 그렇게 오십년을 살았다.

그런데 정작 나는 아직도 철이 안 들었다.

사회생활을 이삼십대의 젊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나의 정신연령은 그들의 높이에 맞춰져 있다.


나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이젠 오십년을 살았다는 걸 받아들이기로 했다.

좋은 점도 있다.

삶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많이 자연스러워 졌다.

웬만한 일에는 충격받지 않을 만한 내성도 생겼다.


아버지는 요즘 더 건강해 보인다.

육체적인 부분이야 뭐 어쩔 수 없는 거지만, 마음이 편하신 건지 더 건강해 보인다.

잘 웃으시고, 편해 하시니 다행이다 싶다.


내 나이도 믿어지지 않지만, 아버지의 나이는 더 믿어지지 않는다.

우리 아버지가 내년이면 팔십세라니.

십년은 더 건강하게 사셔야 한다고 말씀드렸더니 알겠다고 하며 고개를 끄덕이신다.

사실 날이 십년 남짓 남으신 거구나, 이런 생각이 들어 마음이 조금 씁쓸해졌다.

흘러가는 시간을 정지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아무도 없다.


원고지 13장을 더 채우면 어쨌든 소설 한 편의 분량은 다 채우는 셈이다.

나이를 먹었어도 소설은 여전히 유치하고, 잘 써지지 않는다.

그래도 내 만족을 위해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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