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주말에 리지와 함께 디즈니랜드에 다녀왔는데, 디즈니랜드 퍼레이드에서 조안의 영혼을 본 것 같았다. 조안이 있던 곳은 알라딘 섹션이었다. 나는 언니의 딸 리지를 돌봐주고 있었다. 리지가 아이패드를 집어 던지며 악을 쓰는 모습이 꼭 나를 보는 것 같았다. 삼촌은 당장 조안을 찾으러 디즈니랜드에 가야겠다고 했다. 조안에게 백오십만 원을 투자했던 삼촌은 조안이 소중한 카세트테이프를 가져갔다고 하며 조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놀이공원 안은 한산했다. 직원들에게 조안이 근무하는지 물어봤지만 아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삼촌에게 여기서 조안을 만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삼촌은 벤치 등받이에 등을 가볍게 기대고 편안하게 눈을 감고 있었다. 삼촌은 뮤지션이 되고 싶어서 기획사에 보내려고 녹음한 노래가 담긴 카세트테이프였다고 말했다. 가수가 되고 싶었으나 아닌 것 같아서 금방 그만뒀다고 말하며. 나는 삼촌의 카드를 받아 들고 맥주를 사러 나섰다. 여덟 시가 됐는지 공원 내 조명이 조금씩 어두워졌다. 나는 생맥주를 양손에 하나씩 들고 자리에 멈춰 섰다. 한국어 가사를 꼭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라는 내용이다. 이야기가 매끄럽고 재밌게 잘 읽혀졌다. 디즈니랜드라는 꿈의 놀이터와 삼촌의 가수라는 오래전의 꿈, 그 꿈이 담긴 카세트테이프 등이 잘 어우러져서 좋은 소설이 된 것 같다. 나는 ‘조안을 보았다’고 하지 않고 ‘조안의 영혼을 보았다’고 했다. 영혼을 보았다는 게 추상적인 문장이지만, 이 소설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내가 디즈니랜드를 좋아하고, 디즈니 주식을 매수한 이유는 ‘한 치의 거짓도 없이 온통 진실뿐’이라는 문구 때문이었다고 소설에서 말하고 있다. 진실만 있는 그곳에서 나는 술을 마시고, 조안의 영혼을 보고, 삼촌은 오래 전의 꿈을 생각하며 시간을 보내고, 나는 또 삼촌과 함께 마실 술을 사 오는 장면에서 소설은 끝난다. 장면 장면들이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잘 그려져서 좋았다. 조금 아쉬웠던 점은, 알라딘 섹션에서 서 있었던 조안의 영혼은 무엇이었는지,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조금 궁금했다. 재밌게 잘 읽혀졌지만, 소설의 갈등이 너무 약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