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를 살펴 보면, 녹원은 몇 시간 내내 산불 사진만 바라보았다. 녹원은 노아에게 전에 일하던 곳에 다녀올 거라고 했고, 노아는 함께 가자고 했다. 그해, 지리산에서 걸려온 전화를 우도근 과장이 받았다. 도돌이라는 곰이 다시 돌아왔다는 내용의 전화였다. 녹원의 거대한 몸집과 무표정함 때문에 사람들이 대개 녹원을 불편해했다. 매년 돌아와서 도돌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 사무소에 도착해 녹원은 우도근 과장에게 연락을 했다. 녹원은 우도근 과장에게 도돌이에게 이 산을 선물해 주면 안되겠느냐고 했다. 우도근 과장은 탄식했다. 도돌이는 잠시 휘청거리다가 녹원을 끌어안았다. 녹원은 등 뒤의 바위로 쓰러졌고, 그래서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과장은 녹원에게 여기에서 일하면 안 된다고 하며, 사람들과 섞여 살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자고 가라고 하며 녹원과 노아를 자기 집으로 데리고 갔다. 곰은 비닐봉지를 뒤지고 있었다. 노란색 음식물 쓰레기봉투를 검은 발로 움켜쥐었다. 비닐이 찢어졌다. 녹원은 노아에게 곰을 봤다가 말하지 말자고 했다. 우도근에게 족제비 같은 게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중이었다고 말한 녹원은 방으로 들어가 누웠다. 곰의 포로처럼.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라는 내용이다.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사람들이 불편해하는 녹원이라는 인물은 지리산으로 매번 돌려보내도 다시 설악산으로 돌아오고야 마는 도돌이라는 이름의 곰에게 관심과 애착을 가진다. 도돌이 때문에 죽을 뻔하기도 했지만 녹원은 도돌이의 출현을 애써 우도근에게 감춘다. 마치 곰의 포로처럼. 도돌이와 녹원이라는 캐릭터의 공통점,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매번 돌려보내지거나 불편해하는 존재라는 점이 마음에 와 닿았다. 그래서 녹원은 도돌이에게 더 관심을 갖는 건지도 모르겠다. ‘곰의 치욕과 자존심, 곰의 마음에 대해 생각했다’는 녹원의 마음이 담긴 문장, ‘사람에게 죽은 짐승은, 사람으로 태어난다 해도 역시나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내가 바로 그런 경우는 아닐까.’ 라는 문장이 녹원이라는 캐릭터를 잘 드러내 주는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