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쓰다 말았던 소설을 오늘 새벽에 1시간동안 고치면서 이어서 썼다. A4 3~4장 분량을 더 써야 한다. 머릿속에 구상은 되어 있는데, 고치면서 분량을 다 채우려면 맑은 정신으로 써야 한다. 어제 막걸리를 마셨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몽롱하고 졸리다.
카누커피에 물을 잔뜩 부어 연한 블랙커피를 만들었다. 천천히 마시면서 뇌를 각성시키며 소설을 1시간동안 더 써보려고 한다.
가을. 천고마비의 계절인 가을이 오고 있다. 가을과 소설은 왠지 잘 어울리는 느낌이다. 올 가을 내내 나는 책상에 앉아서 소설을 쓸 생각이다.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을 완성하고, 2장 쓰다가 말았던 소설을 마저 쓸 생각이다. 올 가을에 두 편만 완성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돌아가신 외할머니, 엄마, 동생 꿈을 연달아 꾸고 나니 처음엔 가슴이 아프고 슬펐는데, 이젠 힘이 생긴다. 그분들이 나를 지켜주고 계시니 내가 지금 이렇게라도 잘 살고 있는 거구나 싶다. 마음 속에서 이젠 그분들을 붙잡아두지 말고 보내드려야겠다 싶다.
혼자라서 외롭고 고독하지 않아요? 사람들은 종종 내게 묻는다. 그러면 나는 씩 웃으며 답한다. 안 외로운데요. 라고. 나에겐 소설이 있고 책이 있어서 그다지 외롭지 않다고 말하곤 한다. 그러면 그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본다.
어쩌면 나는 내 삶을 버티며 살아갈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소설을 택한 건지도 모르겠다. 이십 대 때에도, 지금도.
소설이라는 도구를 통해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고, 나의 삶을 다시 한 번 들여다 보고, 인간과 인생에 대해 생각해 보며 그렇게 나를 조금씩 개량시켜 오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블랙커피를 마시며 소설을 써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