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내 삶의 우선순위는 당연하게도 일이었다. 5년 전 암수술을 받고 항암치료를 했을 때에도 내 삶의 우선순위는 일이었다. 그리고 최근 전이가 되었다는 검사결과를 통보받았다. 그 이후 삶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
이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우선순위에 두고 최소 생활비를 버는 수준으로만 일을 하려고 한다. 당분간은 그나마의 일도 무리가 될 것 같아 쉴 생각이다.
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해 보며 살고 있다. 시간이 없어 미루었던 장편소설들도 읽고, 잘 써지지는 않지만 소설도 써보고, 틈 나는 대로 아버지와 드라이브도 다니고,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만나지 못했던 사람들도 만나고, 컴퓨터 책을 보면서 내 홈페이지도 만들고, 사람들과 오랜만에 전화통화도 하며 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 준비하고,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해서 집에 와서 집안일을 조금 하고 잠을 자던 생활에서 벗어나 내 시간들을 가지니 좋다.
삶의 우선순위를 바꾸니 삶이 조금 편해졌다. 내 행복에 최우선을 두며 남은 인생을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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