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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책 한권을 읽고 나서2025-08-21 19:40
작성자 Level 10

책 한권을 읽고 나서 잠시 멍하니 앉아서 쉬고 있다.

소설이라는 장르가 나는 마냥 좋았다.

철없었던 이십대 때에는 소설이 내 인생의 전부라고 떠들고 다니기도 했다.


그리고 내 인생을 살았다.

소설 쓰는 것을 포기했고, 몇 년이 더 지난 후에는 독서 자체를 포기했다.

이십년이 넘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중년이 되어서야 나는 다시 소설을 끄집어 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고 나만을 위해 쓰기 시작했다.

나만을 위한 낙서같은 글쓰기를 지속하다가 조금씩 잘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십년을 쉬었는데 잘 쓸 수는 없었다.

쓸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하며 낙서같은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나를 위해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은, 아버지의 조언 덕분이었다.

이젠 의무에서 벗어나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라시던 아버지의 조언 덕택에 나는 다시 소설 쓰기를 시작했다.

누군가는 취미냐고 묻기도 하는데, 취미라고 말할 수는 없다.

왠지 소설에게 죄를 짓는 느낌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물음에 대해, 취미보다 조금 더 깊은 것, 이라고 답한다.


책 한권을 읽고 나서 책꽂이에 책을 꽂아둔 후, 나의 이십여년 전과 이십여년의 시간들과 지금을 생각하며 시원한 물을 한 잔 마시고 있다.

지나간 과거는 지금의 나에게 다양한 방법으로 영향을 준다.

소설은 못 썼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지금 내가 이렇게라도 소설을 쓸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친구들도 자아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중년이 될 때까지 자기만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살다가 이젠 조금 해방이 되는 거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 고민하고, 취미생활도 해 보고, 즐거움을 느끼는 일에 올인해 보는 거다.

그래서 친구들과 만나면 각자의 생활들을 이야기하느라 바쁘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이제 겨우 1/2 정도 읽었다.

이번달 내로 이 책도 다 읽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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