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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연어회 파티2025-02-19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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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한 연어회가 도착했다.

아버지와 이른 저녁 식사 겸 내 방에서 연어회에 소주를 몇 잔 마셨다.

아버지와 이야기도 많이 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를 다시 방에 모셔다 드리고, 내가 할 일들을 하고, 다시 내 방으로 올라왔다.

몇 잔 마신 소주가 취한다.


사진이 없었는데, 인터넷 사진관에서 엄마와 동생 사진을 작게 인화했다.

오늘 도착해서 방 한쪽에 올려두고 한번씩 보고 있다.

힘든 시간들을 함께 보냈는데, 결국 나만 남아있다.


아버지는 요즘 행복해 하신다.

이젠 내가 뭔가 좋은 걸 해 드릴 수는 없지만, 일상의 소박한 행복을 느껴보며 살자고 말씀드렸고,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으셨다.


오래 살고 싶어하시는 우리 아버지.

오래 오래 사시라고, 딸이 소설가가 되는 걸 꼭 보셔야 한다고 말씀드렸고, 아버지는 좋아하셨다.


팔십 세가 되니 아버지가 아이가 되셨다.

아버지의 인생 경험과 내 짧은 경험 이야기를 하며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는 내 말이 맞다고 하며 웃으셨다.


연어회 파티는 내일까지 이어질 것 같다.

나머지 연어회는 후라이팬에 구워서 소금과 후추를 뿌려서 아침식사 반찬으로 먹을 생각이다.

연어가 꽤 양이 많다.


소고기 버섯전골도 만들었는데, 아버지가 배 부르다고 하시며 드시지도 않고 내려가셨다.

내일 드시라고 말씀드렸더니 고개를 끄덕이셨다.


사진 속의 엄마와 동생을 바라본다.

나를 지켜주고 있는 수호신들.

십년 넘게 세월이 지나니, 아픔도 점점 잊혀진다.


내일은 동생과 식사 약속이 있다.

외국인이지만 한국인같은 동생.

그래서 외국인이라는 걸 종종 내가 잊어버린다.

자기가 나에게 부탁할 게 있다고 하며 노트북을 꼭 가져와 달라고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알았다고, 내일 보자고 했다.


골치 아팠던 한 가지 일도 해결될 것 같다.

이젠 다시 내 인생을 살아가야 할 시간.

건강을 빨리 회복하고, 소설에 대한 기본적인 공부를 해 두고, 병원 진료가 안정화 되면, 다시 일자리를 알아봐야 한다.

가끔 한번씩 알바몬 앱을 열어본다.

어떤 때에는 좋은 일자리가 있고, 어떤 때에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다.

5월 말쯤 다시 열어봐야 할 것 같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살기로 결심했다.

조금 편하게, 천천히 살아보기로.

그동안 너무 달려왔다.

그래서 건강을 잃은 건지도 모른다.

나는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건강해야 일도 하니까.


아버지는 나를 보면 든든하신가 보다.

늘 나더러 잘 살고 있다고, 그렇게 사는 거라고 웃으시며 말씀해 주신다.


오늘은 술을 마셔서 소설을 분석하기도 힘들고, 소설을 구상하기도 힘들다.

음악을 들으며 스토리코스모스에서 내가 좋아하는, 읽다가 만 장편소설을 읽어야 겠다.


나 혼자 있는 방이 아늑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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