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동생이 나를 보겠다고 경기도에서 서울까지 올라왔다. 지하철로 2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를 오니 나로서는 미안할 수 밖에. 게다가 약속시간이 거의 다 될 때까지 나는 쿨쿨 자고 있었다. 깜짝 놀라 일어나서 동생에게 잠깐 기다리라고 하고 쏜살같이 달려갔다.
서울대입구역에 있는 애슐리에서 둘이서 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맛있는 음식도 먹고, 이야기도 하고... 동생의 이야기도 듣고 내 이야기도 하며 그렇게 잠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서울대입구역에서 봉천역까지 둘이서 걸었다. 오후에는 약간 선선했다. 동생을 역까지 바래다주고 약국에 들러 타이레놀을 사서 집에 왔다. 요즘 통증이 심해진 아버지에게 병원 갈 날짜까지 기다리는 동안 타이레놀을 먹여볼 생각이다. 아버지는 반가워하시며 한 알을 얼른 삼켰다. - 사실 많이 아팠어. 라고 하시며.
아버지는 다시 주무시고, 나는 내 방으로 올라왔다. 애슐리 데이트는 끝났고, 다음 주에는 집 대청소를 할 생각이고, 오늘은 남은 시간을 편하게 보내려고 한다.
나를 잊지 않고 기억해주고, 한번씩 만나러 찾아와 주는 지인들이 있어서 행복하고 그들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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