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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내 방이여, 안녕~^^2025-08-26 20:12
작성자 Level 10

부동산에 내 방을 내놓았다.

월세로 6개월을 살았는데, 아무래도 내 방을 없애야 할 것 같아서 집주인에게 말하고 부동산에 내놓았다.

6개월 동안 내 방은 사랑방의 역할도 했고, 카페의 역할도 했고, 공부방도 되어주었고, 휴식공간도 되어주었다.

친구들과 함께 이 방에서 수다를 떨었던 시간들이 언젠가는 생각날 것이다.


아버지의 건강은 약간 회복되었다.

내가 내 방을 없앤다고 하자 아버지는 좋아하셨다.

혼자 지내기 심심하셨다고 한다.

낮에 잠깐씩만 혼자 계셨는데도.


혼자 조용히 생각하고, 책을 읽고, 차를 마시고, 글을 쓰는 공간이 사라져서 아쉽기는 하다.

언제 방이 새 주인을 찾을 지 모르겠지만, 나의 마음은 이제 이 방에서 떠나고 있다.

남은 시간동안 열심히 이 방에서 나만의 시간을 즐겨야겠다.


아버지가 일주일 넘게 식사를 하지 않고 뉴케어 음료와 깨죽으로만 버티셨다.

오늘 산낙지를 한 마리 사와서 잘게 썰어서 불린 찹쌀을 넣어 낙지죽을 끓여드렸다.

아버지가 오랜만에 죽을 조금 드셨다.

모든 음식들을 거부하시던 아버지가, 딸이 이젠 돈 없으니 아무거나 잘 드셔야 한다고 반협박을 하자, 밥을 드시겠다고 했다.

일본사 책이 읽고 싶다고 하셔서 두 권을 사드렸더니, 짬짬이 독서를 하신다.


방은 작은데 책이 너무 많다.

보관할 책과 읽고 정리할 책을 구분해서 책정리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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