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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아이스티를 마시며2025-08-28 10:29
작성자 Level 10

오랜만에 아이스티를 마시고 있다.

늘 다이어트를 하면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다이어트가 성공중이다.

아주 조금씩 체중감량이 되고 있고, 벌써 석달동안 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셈이니 꽤 감량효과가 있는 편이다.

그래도 아직 심한 과체중이라서 계속 체중감량을 하려고 한다.

엊그제부터 집 청소를 시작했다.

방이 아주 작은데도 물건이 많고 먼지가 많이 쌓여 있어서 세부적으로 나누어서 조금씩 조금씩 대청소를 하고 있다.

건강이 악화되어 아버지는 이제 술을 드시지 못한다.

둘이서 한 잔씩 마시고 보관해두었던 위스키도 갖다 버리고, 위스키잔도 버렸다.

집에는 책만 가득하다.

책 한 권도 없던 집에 1~2년 사이에 책만 가득 쌓였다.


아버지는 내가 응모한 이번 공모전에서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나 보다.

작품이 함량미달이라 떨어질 확률이 높다고 해도, 아버지는 내심 기대를 하고 계신다.

당선되면 책 많이 사줄거야?

라고 아버지께 물었더니, 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신다.

아버지는 딸이 소설가가 되었다는 게 마냥 좋으신 것 같았다.


아버지는 오래 사시지 못하신다.

길어야 1~2년이 아닐까 싶다.

합병증이 오거나 감염이 오면 더 빨라질 수도 있다.

처음엔 충격받았는데, 이젠 조금씩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동안 최선을 다해 아버지와 좋은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


아버지와 좋은 시간들을 그동안 많이 보낸 덕택에, 그런 아쉬움은 적다.

함께 실컷 드라이브하고, 밥먹고, 차도 마시고, 술도 마셨던 시간들.

숱하게 수다를 떨고 웃고 인생이야기를 했던 시간들.

그 시간들이 내 마음속에 소중하게 남아있다.


자식을 위해 살아온 아버지의 인생에 대해 생각한다.

회사 퇴직 후에도 자식들에게 부담없는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던 아버지.

나는 유난히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했고, 그래서 아버지도 나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셨다.

늘 부드럽고 편안한 아버지로 계셔주셨던 우리 아버지.

단 한 번도 아버지에게 맞아본 일이 없고, 심하게 야단맞은 기억도 없다.


언젠가 아버지의 이야기를 써 달라고, 아버지가 말씀하셨다.

그런 날이 올까, 마음 속으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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