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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카누 커피를 마시며2025-09-01 16:18
작성자 Level 10

마지막 남은 카누커피 두 개 중 한 개를 타서 마시고 있다.

나는 연하게 물을 많이 부어서 마시는 걸 좋아한다.

비가 약하게 내렸다 그쳤다 하는 것 같다.

강의 준비를 해야 하는데 공부가 하기 싫어서 커피를 마시며 놀고 있다.

한 시간만 놀고 아버지 식사를 챙겨드리고, 그리고 나서 조금 공부를 해야지... 라고 생각하며 모든 걸 미루고 노는 중!


지필문학 활동을 이제 그만하겠다고 회장님께 말씀드린지 한 달쯤 된 것 같다.

취미로 시작했던 지필문학 활동은 이제 그만해야 할 것 같다.

당분간 개인사정으로 인해 쉬겠다고 문자를 보냈고, 답장을 받았다.


아버지는 인터넷에서 내 첫 웹북이 검색되고, 내가 소설가 혹은 작가로 나오는 게 마냥 좋고 신기하시고 그래서 가슴이 먹먹하신 것 같다.

아마추어 작가라고 내가 그렇게 강조하는데도 아버지는 정말 좋아하신다.

더 공부해서 꼭 프로 작가가 될게.

라고 아버지께 약속했다.

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셨다.


아버지가 계셔서 힘들 때에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늘 전전긍긍해하며 나를 지켜보셨던 우리 아버지.

이제 일 그만해.

라는 말을 수십번도 더 하셨던 것 같다.


아버지가 생각하던 딸의 모습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15년 넘게 살았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시간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환경에 의해 모든 것이 변할 수 밖에 없다는 걸 깨닫게 되었던 시간들이었다.


노자의 <도덕경>이 마음에 와 닿는 요즘이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좋아서 계속 되풀이해서 읽게 될 것 같다.


아버지에게 나는 아직도 어린 딸이다.

걱정되고, 사랑스럽고, 마냥 좋기만 한 그런 딸이다.

나에게 아버지는 이제 아들같은 존재이다.

내가 다 보살펴 드려야 하고, 식사도 안 하시면 억지로 하게 만들어야 하고, 이것저것 아들처럼 챙겨줘야 하니까.

아버지는 내가 아버지를 아들같이 대하는 걸 싫어하지 않으신다.


요즘은 아버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다.

이젠 함께 할 시간이 정말 많지는 않겠지만, 남은 시간도 행복한 기억으로 가득 채울 것이다.


카누 커피를 마시며 감성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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