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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혼자만의 저녁시간에2025-02-2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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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의 저녁시간을 보내고 있다.

강의 텍스트인 소설 세 편을 한번 대충 읽었다.

내일과 모레까지 다시 읽고 합평문을 적어야 한다.

내가 제일 못하는 일이다.


커피를 마시고 싶었는데, 내일 아침 일찍 아르바이트를 가야 해서 잠을 못 잘 까봐 커피 마시는 것을 포기했다.

과일차를 마실까 하다가 생수만 마시고 있다.


많이 늙으신 우리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내가 더 잘해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젠 외로움도 많이 타시고, 내가 옆에 있으면 그저 좋아하시는 우리 아버지.

내가 내 방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니 아무래도 심심하실 거다.


요즘 날마다 새벽에 잠들어서 늦게 일어나는데, 이제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생활을 해야 해서 조금 걱정이 된다.

음악을 들을까 하다가 고요함을 즐기기로 했다.


책상에는 읽고 스크랩해야 할 신문들이 가득 쌓여 있다.

내일이나 모레까지는 다 해결해야 겠다.


읽다가 만 두 권의 책도 마저 읽어야 한다.

출력해 두고 안 읽은 12편의 단편소설도 차근차근 읽어야 한다.

할 것은 많고, 나는 딴 짓만 하고...


소설 강의를 들으며 텍스트를 읽을 때마다, 소설을 잘 쓰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언제쯤 나는 그렇게 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남과 비교하지 말고, 내가 쓸 수 있는 만큼만 열심히 써 봐야 겠다.


아르바이트 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 같다고 아버지께 말씀드렸다.

아버지의 인생과 너무 달라서 죄송하다고 했다.

그랬더니 아버지는 아니라고, 괜찮다고, 잘 살고 있다고 하셨다.


오늘은 아버지와 만해 한용운 선생님에 대한 이야기를 잠깐 나누었다.

아버지가 먼저 꺼내셔서, 님의 침묵이 생각난다고 했고, 승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맞다고 하시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남은 내 삶은 아르바이트 하면서 소설 공부하고 소설 쓰면서 살고 싶다고 했다.

이젠 직장에서 받아주는 나이도 아니고, 나 역시 다시 취직하기도 싫다고 말했다.

아르바이트로 먹고 살 수 있을지, 그것이 지금 우리의 관심사이다.


이젠 중년의 나이라고 허리가 아플 때가 있다.

몸은 튼튼한 편이었는데, 나이는 비껴갈 수 없나보다.


아버지는 나에게 문학과 관련된 것들에 대해 간혹 이야기를 꺼내시고, 나는 웃으며 그걸 듣곤 한다.

그게 아버지의 마음이겠지.

아버지가 다시 소설을 쓰라고 나에게 권했으니, 뭔가 이야기해 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시겠지.


아빠는 내가 소설 쓰는 거 싫어했잖아.

라고 말하면, 아버지는 아니라고 하신다.

싫어했던 적 없었다고.


나의 삶은 지극히 개인주의적인 삶이다.

나 혼자 사니까 당연히 개인주의적일 수 밖에.

주변 사람들을 배려하기는 하지만, 가정이 있는 사람들보다는 나는 지극히 개인주의적이다.

그래서 혼자가 편하다.

내가 주인공으로 살 수 있어서, 혼자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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