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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첫 문장을 다시 썼다2025-09-03 15:46
작성자 Level 10

강의시간에 제출했던 소설을 다시 고치려고 책상에 앉았다.

두 사람의 만남으로 첫 문장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쉽지 않아서 커피를 마시며 농땡이만 부렸다.

그리고 나서 다시 한글프로그램을 열어서 첫 문장을 썼다.

겨우 한 단락 쓰고 다시 멈춰버렸지만, 첫 한 단락을 썼다는 것에 오늘은 의의를 두기로 했다.

다음 주까지 이 소설을 개작하고, 그 후에는 새 소설을 구상해서 쓰려고 한다.

탈북민의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다.

지금은 단순하게 밖에 구상이 되지 않지만, 단순한 이야기라도 일단 한 번 써 보고 합평받은 후 고쳐봐야겠다.


누군가에게 탈북민 이야기를 소설로 쓰려고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더니,

쉽지 않은 소재인데요. 취재가 많이 필요할 것 같아요.

라고 나에게 말했다.


취재는 두 차례 간단하게 했으나, 더 세부적인 취재가 필요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정보를 얻는 취재가 아니라, 탈북민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가진 한 인간을 이해하는 그런 시간을 가져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운이 좋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래서 특이한 소재로 소설을 쓰려고 계획도 하고, 어설프게 나마 써보기도 했다.

그 사람들은 내가 소설을 쓰는 걸 바라보며 잘 되기를 빌어준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나은 응용작들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작년 말에 회사를 그만두고 20여년 만에 다시 독서를 시작했다.

신춘문예 등단작들, 웹북, 종이책 등을 조금 읽었다.

다시 소설을 쓸 수 있을까 싶어서 겁이 많이 났는데, 아주 조금 자신감이 생겼다.

이십대 때의 나도 워낙 소설을 못 썼다.

이제 그때의 나로 돌아간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었다.


오십대에 이십대의 나로 돌아간 느낌을 느끼며 뭔가를 공부하고 쓴다는 것은 흔치 않은 축복이다.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좀 우울했지만, 이제 다시 나도 컨디션을 회복했다.

다가오는 건 피할 수 없는 거고,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올 한해가 넉달도 채 남지 않았다.

지금 개작하고 있는 소설을 쓰고, 새 소설을 한 편 더 쓰고, 또 하나를 구상해서 시작한 후 올 한해를 마감하고 싶다.


올해 낙서처럼 끄적여 두었던 소설들을 전부 다 초고라도 완성하고 싶었는데, 세 편은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언젠가 이 소설들도 다시 발효가 되어 쓸 수 있게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일단 접어두려고 한다.


올 가을에는 혼자 가까운 곳에라도 여행을 가보려고 했는데,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아직은 아버지가 버텨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며, 나의 일상을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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