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깊은 잠에 빠졌는데, 나는 잠이 안 오는 밤이다.
노자의 <도덕경>을 다 읽었다. 고전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나이를 먹었다는 게 좋기도 하고 조금쯤 허전하기도 했다. 인생을 나쁘지 않게 살아왔나보다. 나를 속이며 살지는 않았던 것 같다.
독서와 소설을 쓰며 살아가는 요즘, 단조로운 내 일상이 심심할 때도 있지만, 대체로 마음이 편하고 행복하다.
먹고 산다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사회생활을 하며 많이 느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얻는 에너지도 있었다. 힘듬과 뭔지 모를 에너지, 그 두가지로 버텼던 시간들이었다.
이젠 사회생활이 쉽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비집고 들어가면 조금쯤 더 할 수도 있겠지만, 아버지와 내 건강을 더 먼저 생각하기로 했다. 만 10개월째 일을 쉬고 있는데, 이젠 다시 일을 못할 것 같다.
아버지는 내가 집에 있으니 좋아하신다. 아버지의 건강이 많이 안 좋아서 이젠 내가 옆에 있어야 한다.
일을 하면 한달에 책 한 권 읽기도 어렵고, 소설을 쓰기도 어렵다. 내 일이 스트레스가 많은 직업이라 그렇다. 그래서 나는 지금이 좋다.
올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마무리를 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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