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오피스텔 건물 옥상을 오늘 처음 올라가봤다. 개방된 곳이 아닌데, 관리소장님이 책 읽다가 지치면 올라가서 바람쐬라고 하시며 옥상 출입 방법을 알려주셨다. 바람 쐴 곳이 한 군데 더 늘었다.
이불 빨래할 때 좋을 것 같았다. 오피스텔이 좁은데 내 방을 비우게 되면 이제 옥상에 이불빨래를 널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옥상에서 바람을 쐬며 오랜만에 주변 풍경을 바라보았다. 가을하늘이 유난히 푸르렀다.
집 앞 옷가게에서 가을 남방을 두 개 샀다. 너는 왜 청바지를 안 입니? 청바지도 사 입어. 라고 아버지가 말씀하셨던 게 생각났다. 하지만 오늘은 청바지를 사지 않았다. 갑자기 이아타님의 소설, <인디고블루 청바지로부터>가 생각났다.
저녁이 되어가는 시간. 저녁 산책을 할까 방에서 혼자 쉴까 생각중이다. 아버지를 모시고 나가서 바람을 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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