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아버지와 단둘이서 방 안에서 굴러다니던 육개장 사발면 2개에 소주 한 병을 나눠 마셨다. 오랜만에 라면에 소주를 먹었다. 이제 라면을 사지 않겠다고 했더니, 아버지가 사라고 하신다. 오랜만에 먹은 라면은 맛있었다.
아버지는 티비를 틀어놓은 채 주무시고 계신다. 나는 새벽 4시 경에 일어나 중편소설을 한 편 읽고, 내 방으로 올라왔다. 새벽배송으로 주문해 둔 물건들이 도착해 있어서 냉장고와 냉동실에 넣어두고 쓰레기들을 버렸다. 오늘은 오전 알바 쉬는 날이라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하루종일 자유로운 날이다.
아버지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하셨다. 나와 단둘이 사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가끔 좋은 곳에 가거나 맛있는 것들을 먹게 되면, 아버지는 엄마 생각이 나시나 보다. 엄마가 함께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하시곤 한다.
어젯 밤 아버지와 데이트를 하고, 스마트폰으로 웹북을 읽다가 잠이 들었다. 웹북은 잠자기 직전에 읽기가 편하다.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신춘문예 등단작들을 많이 읽으려고 노력했다. 아주 어렴풋하게 단편소설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 것도 같다. 하지만 막상 써 보면 그렇게 잘 써지지 않는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3월까지는 일단 많이 읽어볼 생각이다.
어젯 밤 아버지와의 데이트는 즐겁고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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