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후 강의가 있어서, 강의 텍스트들을 읽고 숙제를 했다. 출근까지 약 삼십 분 정도 여유가 있다. 커피를 마시고 내려가서 아버지와 잠시 시간을 보내야 한다.
가벼운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내니 편하다. 당분간은 육체적인 편함을 즐길 생각이다.
차 없으니 안 불편하니? 라고 아버지가 물으셨다. 그래서, 어차피 출퇴근은 자동차가 아니라 지하철로 했었다고, 놀때만 차를 이용했다고, 그래서 딱히 불편한 게 없다고 말했더니, 아버지가 그러면 됐다, 고 하셨다.
오후 아르바이트는 구해지지 않고 있다. 병원 치료는 최소한 5년 이상을 해야 한다. 어쩌면 5년 후에도 계속 해야 할 수도 있다.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이다. 일을 못하는 건, 그 다음의 문제.
사람들에게 굳이 내가 아프다는 걸 말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굳이 숨기지도 않지만, 사회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굳이 말해야 할 이유도 없으니까. 그냥 아버지가 편찮으셔서 직장생활을 그만뒀다고 말하곤 한다.
이번 강의 숙제는 조금 빨리 했다. 오늘은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나서 2022년 등단작들을 읽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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