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에 마트에서 사 두었던 마늘쫑을 오늘 드디어 볶았다. 외할머니가 시골집의 텃밭에서 마늘 농사를 조금 지으셨을 때 마늘쫑과 마늘을 보내주시곤 했다. 그때 볶아 먹었던 마늘쫑 맛이 생각나서 만들어 봤다.
오늘은 2022년 신춘문예 당선작 세 편을 가볍게 읽었다. 내일까지 2022년 당선작을 모두 다 읽을 생각이다.
아버지는 내가 마늘쫑을 볶는 것을 보시다가 잠이 드셨다. 저녁 식사를 차리려고 했는데, 한 시간 후에 차려야겠다 싶어서 다시 내 방으로 올라왔다.
풀타임 근무를 했을 때에는 이런 삶의 여유를 느끼지 못했다. 늘 지쳐서 퇴근했고, 배달음식으로 때웠고, 지쳐서 자곤 했으니까. 일을 거의 안 하고 사는 요즘, 삶이 즐겁다.
저녁에는 합평받았던 소설을 오늘 오랜만에 다시 고쳐봐야겠다. 그리고 새롭게 쓰고 있는 소설 초고도 다시 한 번 써봐야겠다. 써도 될 지 고민하는 것보다는, 어떤 내용을 더 넣어야 할 지를 고민하기로 했다. 그냥 가볍게 마음이 가는 대로 끄적여 봐야겠다 싶다.
<바둑 두는 여자>를 읽었는데, 주인공 여자에게 있어서의 바둑과 나에게 있어서의 소설이 똑같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삶을 버텨가는 수단으로서의 바둑과 소설, 그리고 처음에는 승부를 내기 위한 수단이었지만, 결국 인생을 배워가는 수단으로서의 바둑과 소설로 바뀌어 가는 과정 같은 것.
확실한 건, 소설을 공부하고 쓰고 책을 읽으면서 내 건강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종양내과 의사도 이제 약을 잘 먹어야 한다고 했을 뿐,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공부하는 게 좋고, 소설은 잘 못 써도 소설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게 좋다. 그래서 한동안 이런 방식으로 내 삶을 즐겨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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